지방흡입이나 지방추출주사 등 체형교정술은 복부·팔뚝·허벅지·얼굴 등에서 불필요한 지방세포를 정밀하게 제거하는 시술이다. 글로벌 조사에서도 지방흡입은 수술형 미용성형 가운데 가장 많이 시행되는 시술 중 하나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러한 시술 이후의 결과는 식습관에 크게 좌우된다. 남아 있는 지방세포가 다시 커지는지 여부는 음식 선택과 조리 방식, 일상의 식습관 패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최근 의학·영양·조리 과학을 결합한 ‘요리 의학(Culinary Medicine)’ 개념이 주목받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365mc 영등포점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지방흡입은 라인을 만드는 기술이고, 그다음은 생활습관이 완성한다”며 “시술 후 초기 3개월은 식단이 결과를 고정하는 결정적 시기”라고 말했다.
실제 요리 의학은 음식을 단순 영양 공급원이 아니라 ‘치료 수단’으로 활용하는 접근을 뜻한다. 환자의 건강 상태, 식습관, 문화적 배경 등을 고려해 가장 효과적인 음식 조합과 조리 방식까지 포함해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재료라도 조리 온도, 기름 종류, 다른 식재료와의 배합에 따라 영양소의 생체이용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술 후 체형 유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올리브오일과 토마토의 조합은 항산화 성분 흡수를 돕고, 채소와 아보카도를 함께 섭취하면 영양 흡수율이 최대 7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늘을 조리 전에 10분간 공기 중에 두는 것만으로 활성 성분이 늘어나듯, 조리 방식은 동일한 식품이라도 체내 반응을 다르게 만든다.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체형교정술 이후 이런 먹는 방식의 차이는 체형 유지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시술로 제거된 부위의 지방세포는 줄어들지만, 남아 있는 지방세포는 여전히 비대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불규칙한 식사 시간, 가공식품 섭취가 반복되면 남아 있는 지방세포의 부피가 빠르게 커질 수 있기에 단백질·섬유질 섭취 비율 조정, 식사 순서 관리(채소→단백질→탄수화물), 통곡물 선택 등은 지방 재증식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원장은 시술 후 ‘집밥 비중’ 역시 중요한 변수로 본다. 과도한 당·나트륨·트랜스지방이 포함된 외식·가공식품은 체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반면, 집에서 조리한 음식은 칼로리 조절과 영양 균형을 확보하기 쉽기 때문이다.
요리 의학은 이 지점을 치료의 일부로 해석해 환자 개인의 조리 패턴까지 분석한다. 최근 미국 의료계에서도 의과대학 내에 조리 실습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이 확산되는 추세다. 의료진이 직접 조리법을 익히고 환자의 식단을 ‘처방’하는 방식으로, 기존 영양 교육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평가다.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몸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먹는 패턴은 의지가 닿는 부분”이라며 “좋아하는 음식의 조리법을 건강하게 바꾸고 지속 가능한 식습관을 만드는 것이 결국 가장 현실적인 관리법”이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