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은 한 번의 수술로 평생의 체형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주로 복부, 팔뚝, 허벅지, 얼굴 등의 부위에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첫 수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아 재수술을 고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무리한 흡입, 숙련도 부족, 개인 체형 분석 미흡 등이 원인으로, 결과적으로는 울퉁불퉁한 표면, 좌·우 비대칭, 과소흡입으로 인한 라인 부재 등이 나타난다.
박윤찬 365mc 부산병원 대표병원장은 “지방을 얼마나 많이 빼느냐가 아니라, 얼마를 남겨 균형을 만들고 자연스러운 곡선을 살리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방흡입 재수술은 첫 수술보다 난도가 높은 편이며, 특히 ‘과도한 흡입’으로 발생한 유착·함몰은 교정 과정이 복잡해 신중한 의료진 선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 어떤 경우에 지방흡입 재수술이 필요할까?
박 대표병원장에 따르면 지방흡입 재수술을 고려하는 환자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그는 "좌우 비대칭이 남아 한쪽 부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 과도한 흡입으로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유착이 생겨 만졌을 때 딱딱한 덩어리가 느껴지는 경우, 반대로 너무 적게 흡입해 라인 변화가 거의 없거나, 기대한 실루엣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수술 후 한쪽만 꺼진 느낌이 들거나 표면이 고르지 않다면 대부분 원인이 명확해 재수술로 충분히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며 “유착과 함몰처럼 조직 손상이 발생한 경우에도, 상태에 따라 지방 재배치나 보완적 흡입으로 라인을 다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간혹 ‘첫 수술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 재수술을 서두르려는 경우가 있는데, 꼭 전문 진단을 통해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 재수술, 언제 해야 하나?
지방흡입 재수술은 시기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첫 수술 후 6개월에서 1년 이후가 적절하다고 본다. 지방흡입 직후에는 자연스러운 회복 과정에서 조직 뭉침(섬유화)이 생기는데, 이 조직이 완전히 안정돼야 다음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병원장은 “뭉침이 완전히 풀리기 전에 재수술을 하면 오히려 비대칭이 심해지거나 흡입량 판단이 더 어려워진다”며 “적어도 6개월 이상의 회복을 거친 뒤, 조직이 유연해졌을 때 재수술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지방흡입 재수술은 단순히 다시 지방을 제거하는 개념이 아니다. 흡입량의 부족·과잉을 면밀히 분석하고, 어디에 지방을 남기고 어디를 정리할지 정확히 판단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박윤찬 대표병원장은 “재수술은 이미 흡입된 조직 위에서 다시 디자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다”며 “특히 과도 흡입으로 인한 유착·함몰은 조직 재배치, 지방이식, 미세흡입 등 복합적인 기법이 필요해 집도의의 경험과 섬세한 조정 능력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수술을 결정할 때는 결과 사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상담 과정에서 의료진이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어떤 방식으로 교정할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핵심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방흡입을 고려한다면 단순히 가격이나 홍보 문구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시술은 전신마취 또는 수면마취가 동반될 수 있는 만큼,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지, 무균 수술실이 갖춰져 있는지, 그리고 수술 중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안전 프로토콜이 운영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