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지방흡입 대신 망치로 내려친다?... 숏폼이 키운 ‘룩스맥싱’의 위험한 민낯

해외 숏폼 플랫폼에서 시작된 ‘룩스맥싱(Looksmaxxing)’이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은 외모 관리 키워드로 번지고 있다. 피부관리, 운동, 식단 조절처럼 일상적인 자기관리로 출발한 흐름이지만, 최근에는 턱선과 광대를 바꾸겠다며 얼굴에 충격을 가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자가 시술을 따라 하는 콘텐츠까지 등장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룩스맥싱은 외모를 최대한 개선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세안, 헤어스타일, 복부 팔뚝 허벅지 등의 체형 관리, 자세 교정 같은 관리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콘텐츠는 얼굴 비율을 점수화하고, 턱선·눈매·광대·볼 패임 등을 비교하며 더 자극적인 방법을 권한다. 해외에서는 이를 ‘하드맥싱’으로 부르며, 얼굴뼈를 때리는 이른바 ‘본 스매싱’ 같은 위험 행위까지 언급되고 있다. 최근 외신들도 룩스맥싱이 10대와 젊은 남성 사이에서 확산되며 외모 강박, 과도한 운동, 스테로이드 사용, 위험한 얼굴 자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라비큘러(Clavicula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스트리머 브레이든 에릭 피터스(20). SNS
클라비큘러(Clavicula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스트리머 브레이든 에릭 피터스(20). SNS

◆턱선 욕심이 외상으로…얼굴은 ‘두드려 바꾸는’ 부위가 아니다

 

얼굴은 뼈, 신경, 혈관, 근육, 침샘, 피부조직이 밀집한 부위다. 턱이나 광대에 반복적으로 충격을 주면 윤곽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멍, 부종, 미세 골절, 통증, 비대칭, 신경 자극 같은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글로벌365mc인천병원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얼굴 윤곽은 외부 충격으로 안전하게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특히 턱 주변에는 신경과 혈관이 복잡하게 지나가기 때문에 반복적인 압박이나 타격은 통증, 감각 이상, 비대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충격을 주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일부 온라인 콘텐츠에서는 지방추출주사, 지방분해주사, 지방줄기세포 스킨부스터 시술 등을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것처럼 다룬다. 그러나 얼굴 주사나 리프팅은 감염, 흉터, 혈관 손상, 신경 손상 위험이 있는 의료 행위다. 국내에서도 최근 미용 주사·스킨부스터의 안전성과 관리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안 병원장은 “비의료인이 얼굴에 주사하거나 실을 넣는 행위는 단순한 미용 관리가 아니라 불법·위험 시술에 가깝다”며 “저렴함이나 즉각적인 변화를 앞세운 콘텐츠일수록 더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외모 관리 문화와 만나 더 위험해질 수 있다

 

한국은 이미 턱선, 얼굴 크기, 브이라인, 이중턱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이다. 여기에 숏폼 알고리즘이 결합하면 문제는 더 빨리 번진다. 한두 번 관련 영상을 보면 비슷한 콘텐츠가 반복 노출되고, 사용자는 자신의 얼굴을 계속 비교하게 된다. 특히 청소년이나 20대 초반은 외모 평가에 민감한 시기라 무리한 관리법을 ‘도전’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얼굴 라인 관리를 원한다면 먼저 원인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턱선이 둔해 보이는 이유는 지방, 부종, 피부 처짐, 교근 발달, 자세, 골격 등으로 다르다. 원인이 다른데 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효과는 낮고 부작용 위험만 커진다.

 

안 병원장은 “얼굴이 커 보인다고 모두 지방 문제는 아니며, 붓기나 근육, 피부 탄력 저하가 섞여 있는 경우도 많다”며 “자극적인 콘텐츠를 따라 하기보다 본인의 얼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부기 관리부터 시작…한계가 있다면 의료진 상담이 우선

 

일상 관리도 기본은 있다. 짠 음식, 음주, 수면 부족은 얼굴 부종을 키울 수 있다.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가 앞으로 빠지는 자세는 턱 밑 라인을 둔하게 만들 수 있다. 수분 섭취, 규칙적인 수면, 가벼운 스트레칭, 자외선 차단, 보습 관리는 얼굴 라인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생활 관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지방, 처짐, 이중턱 고민이라면 무리한 셀프 시도보다 의료진 상담을 거치는 편이 안전하다. 얼굴 지방흡입, 지방분해주사, 실리프팅 등은 개인 상태에 따라 적용 여부와 범위가 달라진다. 핵심은 ‘더 강한 방법’이 아니라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안 병원장은 “룩스맥싱의 문제는 외모 관리를 한다는 점이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빠른 변화처럼 포장한다는 점”이라며 “얼굴은 작은 손상도 티가 크게 나는 부위인 만큼, 자가 충격이나 자가 시술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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