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20일 ‘국제 임상시험의 날’을 앞두고 세포·유전자·조직 기반 첨단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럽 임상연구 인프라 네트워크 ECRIN은 2026년 국제 임상시험의 날 행사를 ‘국경 없는 첨단치료제 임상시험’을 주제로 연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은 첨단치료제를 유전자, 조직, 세포를 기반으로 하는 인체용 의약품으로 설명한다. 이 흐름 속에서 지방유래 줄기세포와 기질혈관분획, 즉 SVF도 재생의학 연구 대상으로 꾸준히 다뤄지고 있다.
지방은 흔히 줄여야 할 조직으로 인식된다. 복부, 팔뚝살, 허벅지 군살처럼 체형을 흐트러뜨리는 존재로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의학 연구에서 지방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지방조직 안에는 지방세포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혈관세포, 면역세포, 전구세포, 지방유래 줄기세포 등이 함께 존재한다. 체형 관리의 대상이던 지방이 재생의학 연구에서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이때 핵심이 되는 개념이 SVF다. 지방유래 SVF 세포는 자가 지방조직에서 얻는 세포군으로 설명된다. SVF는 지방흡입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지방유래 줄기세포, 중간엽·혈관내피 전구세포, 백혈구 계열 세포, 림프계 세포, 혈관주위세포, 혈관평활근세포 등을 포함한다.
이 때문에 지방은 ‘저장된 에너지’이면서 동시에 ‘세포 자원’으로도 해석된다. 지방흡입은 기본적으로 국소 피하지방을 줄여 체형을 조정하는 의학적 방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지방조직은 세포 처리 기술과 만나 재생의학, 조직공학, 미용의학 연구의 재료로도 다뤄진다. 과거에는 제거하고 끝나는 조직처럼 여겨졌던 지방이 분리·분석·보관·연구의 대상으로 다시 읽히고 있는 추세다.
과거 지방세포는 지방추출주사, 지방분해주사 등 시술을 통해 체형 관리에서 줄여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되었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다양한 세포 성분을 포함한 조직이다. 다만 지방줄기세포를 이야기할 때는 ‘연구 가능성’과 ‘입증된 치료 효과’를 구분해야 한다. 줄기세포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해서 모든 질환을 치료하거나 노화를 되돌리는 기술로 볼 수는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는 승인되지 않은 재생의학 제품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처럼 판매되는 데 대해 경고해 왔다. FDA는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재생의학 제품의 안전성 문제로 실명, 종양 형성, 신경학적 이상, 세균 감염, 원치 않는 염증·면역 반응 등을 제시했다.
국제줄기세포학회 ISSCR도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세포·조직 기반 중재를 임상연구나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의료혁신 범위 밖에서 시행하는 것에 반대한다.국내에서도 첨단재생의료는 별도 관리 체계 안에서 다뤄진다.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와 치료를 수행하려는 의료기관은 시설, 장비, 인력 기준을 갖춘 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 지정을 받아야 한다.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 등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결국 지방유래 줄기세포와 SVF를 다룰 때 필요한 것은 기대감보다 정확한 설명이다. 피부가 젊어진다’, ‘탈모가 치료된다’, ‘관절이 재생된다’처럼 효과를 단정하는 표현은 피해야 한다. 연구가 활발한 분야인 것은 맞지만, 실제 임상 적용은 세포 처리 방식, 투여 경로, 적응증, 안전성 자료, 규제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이에 지방유래 줄기세포 기술은 가능성이 큰 분야지만, 환자에게 전달될 때는 더 신중해야 한다.
글=365mc 강남 지방줄기세포센터 김정은 대표원장, 정리=정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