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을 위해 주 4회 러닝과 퇴근 후 헬스를 병행하는 직장인 A씨. 몇 달 만에 체중은 8㎏ 줄었고 얼굴선과 팔뚝도 한층 가벼워졌다. 하지만 몸에 붙는 운동복을 입으면 아랫배만 앞으로 볼록하게 남아 보였다. 복근 운동까지 늘렸지만 기대만큼 복부 윤곽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름에는 얇은 옷이나 수영복을 입으면서 아랫배 모양을 신경 쓰는 사람이 늘어난다. 체중과 체지방률이 줄었는데도 복부 지방이 남아 있으면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랫배 윤곽은 피하지방뿐 아니라 내장지방, 골반 자세, 복부 근육과 복벽 상태, 피부 탄력 등이 복합적으로 결정한다.
김한 365mc 신촌점 지방줄기세포센터 대표원장은 “운동을 꾸준히 했는데도 아랫배가 남았다고 해서 의지가 부족하거나 운동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며 “지방이 축적되는 위치와 감량 과정에서 먼저 줄어드는 부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복부가 돌출된 원인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이 빠질 때 얼굴과 복부, 팔뚝의 지방이 같은 속도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지방 분포는 성별과 연령, 유전적 특성, 생활습관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양의 체중을 줄여도 얼굴살이 먼저 빠져 수척해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팔뚝이나 아랫배의 피하지방은 상대적으로 오래 남기도 한다.
특정 부위 운동으로 그 주변 지방만 골라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복근 운동은 복부 근육의 힘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아랫배를 덮고 있는 피하지방만 선택적으로 소모시키는 것은 어렵다.
아랫배를 줄이기 위해 식사량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유산소운동을 무리하게 늘리면 복부 지방보다 얼굴이나 가슴처럼 원하지 않는 부위의 볼륨이 먼저 감소할 수 있다. 전체 체중을 더 줄여야 하는지, 이미 정상 체중에 가까운 상태에서 국소지방만 남은 것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김 대표원장은 “얼굴은 홀쭉해지고 팔뚝도 가늘어졌는데 복부만 남았다는 이유로 감량 강도를 계속 높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체중계 숫자보다 복부에서 실제로 손에 잡히는 피하지방의 두께와 체형의 균형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봤을 때 허리가 과도하게 꺾이고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실제 지방량보다 아랫배가 더 돌출돼 보일 수 있다. 장시간 앉아 생활하거나 복부와 둔부 주변 근육의 균형이 흐트러진 경우 이런 자세가 두드러지기도 한다.
출산이나 큰 폭의 체중 변화를 겪은 뒤에는 좌우 복직근 사이가 벌어지는 복직근 이개도 확인해야 한다. 기침하거나 상체를 일으킬 때 배 중앙이 길게 솟아오르거나, 지방층이 두껍지 않은데도 복부 전체가 앞으로 나와 보인다면 복벽 상태의 영향을 의심할 수 있다.
급격한 감량 뒤 피부가 접히거나 아래로 늘어져 보이는 경우에는 지방보다 피부 탄력 저하의 비중이 클 수 있다. 지방만 줄이면 처짐이나 표면의 굴곡이 오히려 두드러질 가능성도 있어 피부 두께와 수축 가능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김 대표원장은 “아랫배가 나왔다고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며 “피하지방이 주된 원인인지, 내장지방이나 자세·복벽·피부 처짐이 함께 작용한 것인지에 따라 필요한 관리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지방흡입이나 지방추출주사로 줄일 수 있는 대상은 피부 아래에 위치한 피하지방이다. 배를 손으로 잡았을 때 일정한 두께의 부드러운 지방층이 잡히고, 체중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서 특정 부위만 돌출돼 있다면 국소적인 체형교정을 고려할 수 있다.
지방흡입은 비교적 넓은 복부 지방층을 정교하게 제거해 허리선과 아랫배 윤곽을 다듬는 방식이다. 반면 지방추출주사는 국소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낸 뒤 지방을 직접 추출하는 방식으로, 복부의 제한된 부위나 팔뚝처럼 특정 구역의 지방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얼굴은 복부나 팔뚝과 지방의 구조와 피부 특성이 다르다. 턱밑처럼 국소지방이 모인 부위는 체형교정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볼이나 관자 부위의 지방을 과도하게 줄이면 인상이 수척하거나 나이 들어 보일 수 있어 제거량을 보수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반대로 배가 단단하게 앞으로 나오고 손으로 잡히는 지방층이 얇다면 내장지방의 비중이 클 수 있다. 내장지방은 복강 안에서 장기를 둘러싼 지방이므로 지방흡입이나 지방추출주사로 제거할 수 없다. 식사 조절과 유산소·근력운동, 음주와 수면 관리 등을 통해 줄여야 한다.
김 대표원장은 “체형교정술은 체중을 줄이는 비만 치료가 아니라 운동과 감량 후에도 남은 피하지방의 윤곽을 보완하는 방법”이라며 “아랫배의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시술만 선택하면 기대한 변화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