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만 먹었더니 지방 속 줄기세포가 달라졌다?... ‘무작정 단식은 금물’

체중 관리에 나서는 사람들은 16대8 간헐적 단식, 시간제한식사 등 단식법에 관심을 보인다. 하루 중 일정 시간에만 음식을 섭취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먹는 시간을 제한하는 식사법이 체중과 대사뿐 아니라 ‘지방 속 줄기세포’의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닌 동물실험이다. 따라서 장시간 공복을 유지하면 사람의 지방줄기세포가 ‘젊어진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2026년 국제학술지 ‘npj Aging’에는 시간제한섭식(Time-Restricted Feeding·TRF)이 지방유래줄기세포(ADSC)의 노화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방식은 일반적인 간헐적 단식 전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생쥐가 하루 24시간 가운데 정해진 8시간 동안에만 먹이를 먹도록 하는 시간제한섭식을 적용했다. 흔히 알려진 ‘16대8 간헐적 단식’과 유사한 식사 패턴이지만 연구에서는 이를 TRF로 구분했다.

 

연구진은 생쥐에게 일반식 또는 고지방식을 제공하면서 음식을 자유롭게 먹도록 하거나 하루 8시간 안에만 섭취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7개월간 관찰했다.

 

고지방식을 자유롭게 먹은 생쥐와 비교했을 때 하루 8시간으로 섭취시간을 제한한 그룹에서는 체중 증가와 대사 유연성 저하가 완화됐다.

 

지방조직에서 얻은 지방유래줄기세포를 분석했을 때도 변화가 나타났다. 시간제한섭식을 적용한 그룹에서는 세포의 형태와 미토콘드리아 상태가 상대적으로 잘 유지됐고, 고지방식에 의해 저하됐던 세포의 증식과 이동 능력도 개선됐다.

 

세포 노화와 관련된 지표와 활성산소,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감소했고 지방조직의 섬유화와 염증 역시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방줄기세포는 지방조직 안에 존재하는 세포 가운데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특성과 조직의 항상성 및 회복에 관여할 가능성을 가진 세포다. 복부나 팔뚝, 허벅지처럼 지방이 축적되는 부위의 지방조직에도 이 같은 세포와 혈관, 다양한 신호물질이 함께 존재한다. 지방흡입으로 제거되는 지방 역시 이처럼 여러 세포가 포함된 하나의 조직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강남 365mc 지방줄기세포센터 대표원장은 “지방은 몸속에 쌓여 있는 기름 덩어리가 아닌 다양한 세포와 혈관, 신호물질이 존재하는 살아 있는 조직”이라며 “지방을 둘러싼 대사환경이 달라지면 그 안에 존재하는 세포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를 흥미롭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16시간을 굶으면 줄기세포가 젊어진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번 실험은 고지방식을 먹인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다. 연구에서 관찰된 것도 지방유래줄기세포의 증식·이동 능력과 미토콘드리아 상태, 노화 관련 지표의 변화다. 사람에게 같은 식사법을 적용했을 때 지방줄기세포에서 동일한 변화가 나타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가 젊어졌다’기보다 고지방식으로 저하됐던 일부 세포 기능과 노화 관련 지표가 시간제한섭식 조건에서 개선됐다는 의미로 보는 게 정확하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간제한식사 연구에서는 체중과 혈당 등 일부 대사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이 보고돼 왔다. 다만 연구마다 효과의 크기에 차이가 있고 일반적인 식사조절보다 시간제한식사가 항상 더 뛰어나다고 결론 내릴 단계도 아니다.

 

무엇보다 ‘언제 먹느냐’만큼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다.

 

8시간 동안만 음식을 먹더라도 햄버거와 튀김, 과자, 단 음료 등을 과도하게 섭취한다면 건강한 식사라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긴 공복시간을 만들기 위해 하루 섭취량을 지나치게 줄이면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해질 수 있다.

 

시간제한식사를 분석한 일부 연구에서는 체중과 대사건강 개선 가능성과 함께 허기가 증가할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다. 개인의 생활습관과 건강상태에 따라 지속 가능성에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정은 대표원장은 “다이어트가 얼마나 오래 굶었느냐를 경쟁하는 방식으로 변하면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지속하기도 힘들다”며 “식사시간을 조절하더라도 충분한 단백질과 채소, 적정량의 탄수화물과 지방 등 영양 균형을 갖추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중을 빠르게 줄이고 싶다고 무작정 끼니부터 없앨 필요는 없다. 시간제한식사가 자신의 생활패턴에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다이어트 공식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체중이 줄더라도 복부나 팔뚝, 허벅지 등 특정 부위의 지방이 원하는 만큼 빠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지방 분포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지방흡입은 이러한 국소지방을 직접 줄이는 체형교정 방법이지만, 식습관이나 대사건강을 대신하는 체중감량법과는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이나 임신·수유 중인 여성, 섭식장애 병력이 있거나 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장시간의 공복이나 극단적인 식사 제한에 주의해야 한다.

 

김정은 대표원장은 “건강한 체중관리는 공복시간을 최대한 길게 만드는 것보다 과식을 줄이고 자신의 생활패턴 안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안정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 역시 굶을수록 줄기세포가 젊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식사패턴과 대사환경이 지방조직과 세포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로 이해하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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