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번째 '신종코로나감염증' 확진자는 54세 한국인…정부 교민 철수 방안 추진

 국내에서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세 번째 환자가 확인돼 시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역사 미화원들이 에스컬레이터 소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전경우 기자] 국내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세 번째로 발생하며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우한에 남아있는 교민 등 한국 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SK종합화학·포스코 등 우한 현지에 사업장이 있는 기업들은 비상 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54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거주하다가 20일 일시 귀국했다.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으나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 몸살기를 느끼고 해열제 복용 후 증상이 나아졌으나 25일부터 간헐적 기침과 가래증상이 발생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했다.

 보건소 1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역학조사관이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 신고 당일인 25일에 바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경기도 명지병원) 격리됐다. 검사 결과 26일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질본은 현재 이 환자에 대한 심층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 환자는 20일 귀국 후 25일 신고 때까지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확진자는 이날 추가 확인된 환자를 포함해 3명이다. 첫 번째 환자인 중국 국적의 여성(35)은 인천의료원에, 두 번째 환자인 한국 국적 남성(55)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각각 치료 중이다.

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질본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씻기를 자주하고 기침할 때에는 손이 아닌 옷소매로 가리는 등 기침 예절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병원을 방문할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 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려달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24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우한 폐렴' 관련 긴급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우한에 발이 묶인 한국 교민을 전세기 등을 투입해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우한에 고립됐던 이들에 대한 귀국 후 방역 대책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우한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은 현지 주재원 10여명을 모두 귀국시켰다. 현지 임직원들에게도 마스크와 응급 키트를 제공하고 단체 조회 활동 금지와 식당 폐쇄 조치를 취했다.

 

 우한에 공장이 있는 포스코도 현지 출장을 중단했고 이 밖의 지역으로도 현업 부서 자체 판단으로 출장을 자제하고 있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출장을 완전히 중단하는조치는 취하지 않았으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에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그룹은 설 연휴 기간에 우한 폐렴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각별히 유의하라는 주의를 통보했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로의 출장이 잦은 LG전자는 1월 중순부터 우한 지역 출장을 금지했고 출장등록시스템과 이메일,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중국 전역 출장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도 설 연휴 직후 출장 계획이 잡힌 일부 기업들의 직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 4회(월/수/금/일) 운항하고 있는 인천~우한 항공편을 1월 31일까지 운휴에 들어갔다. 2월 이후 우한 노선 운항과 관련해서는 중국 당국의 조치 사항과 연계해 결정할 예정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6일 0시 기준으로 전국 30개 성에서 1975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56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 이외에 홍콩, 마카오, 대만, 한국, 일본, 태국, 미국, 호주, 네팔, 싱가포르,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도 우한 폐렴 감염자가 확인된 상태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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