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출근저지 사태 일단락…향후 과제는

행장 임명 27일만에 출근 전망…노조, 유감 표명 수용키로
정기인사·실적회복·포용금융 확산 등 현안 산더미

윤종원 기업은행장. 기업은행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이 이르면 오는 29일 출근길에 나선다. '낙하산 행장' 반대 구호를 외치던 기업은행 노조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을 수용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접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윤 행장은 지연된 계열사 및 임직원 인사단행을 비롯해 세부 경영전략 수립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은행 내 인사문제가 시급한 숙제다. 기업은행은 임직원 약 2500명의 승진·이동 인사를 한 번에 마무리하는 '원샷인사'를 지난 2012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통상 1월 중순에 실시하는 상반기 정기인사를 지금까지도 단행하지 못한 상태다. 윤 행장이 내부출신 인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은행 업무 및 임직원 역량을 조속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경영진 인사도 시급한 사안이다. 임상현 전무이사를 비롯해 배용덕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김창호 소비자브랜드그룹 부행장, 오혁수 글로벌자금시장 그룹 부행장이 각각 지난 20일 '2+1년'임기를 끝마쳤다. 최현숙 여신운영그룹 부행장 역시 다음달 20일 총 3년 임기를 채운다.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난 IBK연금보험·IBK시스템·IBK투자증권에 대한 자회사 대표이사 인사도 단행해야 한다.

 

악화된 실적을 회복하는 것도 과제다.기업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연결)은 전년 동기 대비 6.3% 줄어든 1조 3611억 원에 그쳤다. 순이자마진(NIM)은 1.81%로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나 급락했다. 자연스레 은행 이자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건전성도 나빠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총연체율은 각각 0.10%포인트, 0.12%포인트 상승한 1.36%, 0.62%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는 것도 윤 행장의 중점 과제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도입된 신(新) 예대율 규제 대응을 위해 중기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22.6%로 전분기 대비 0.02% 뒷걸음쳤다.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 행장은 현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의 큰 뿌리인 포용성장, 혁신금융 등에 이해도가 높은 만큼 중소기업, 혁신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은행의 한 부서장은 "윤 행장이 외부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은행 업무를 파악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무게감 있는 인사가 행장을 맡게 된 만큼 금융당국과 정부를 상대로 은행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