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통위, 코로나19 확산 속 기준금리 향방 주목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증권 전문가들의 기준금리 전망치도 엇갈리고 있다. 사진=주형연 기자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1.25%에서 1.00%로 낮출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의 강한 전파력이 확인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 정부가 경기 방어에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명분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은 “이달 중순까지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이후 급증하면서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해졌다”며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교보증권도 “코로나19 이슈가 확대되면서 이런 평가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추경 편성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도 많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까지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내비친 만큼 중도파와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금통위원들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본 뒤 금리 변경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황과 주택시장 안정을 고려할 때 한은이 당장 이달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다만 경제 심리 위축 대응 차원에서 금융중개 지원대출 확대로 코로나19 피해 업종과 영세사업자들 자금 지원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국내 확진자 증가 속도가 메르스 때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이달 당장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면서도 “다만 4월 초 다음 회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여 정도 상황을 지켜본 뒤 4월 회의에서 인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4일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국내경제 영향을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지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사실상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당시는 확진자가 28명에 그쳤고 나흘째 새 환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사태 조기 종식의 기대감이 적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타격에 대해 “선제적인 특단의 대응을 강구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하고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에 통화·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권고하면서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다음 주에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추세의 지속 여부가 경제 주체 심리와 내수 경기를 좌우하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 금통위에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지도 관심사다.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예상하는 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외 확산이 수주일 내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연간 전망치를 0.1∼0.2%포인트 정도 낮출 것이란 예상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더해 국내 요인으로 소비 부진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성장경로에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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