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금융계, 코로나19 총력 대응…근무제 조정∙협력사 자금 지원

기업별로 재택 근무∙출근 시간대 변경 통해 피해 확산 방지
협력사에 무이자 자금지원…금융권, 중소기업 분할상환 유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기업별로 재택근무를 결정하는 등 확산 저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안재성∙유은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자 산업계와 금융권 등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업별로 재택근무를 지시하거나 출근 시간대를 바꾸는 등 피해 확산 방지에 나서는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돕기 위한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 채용 면접도 연기…경마 사업장도 속속 운영 중단

 

고용노동부가 시차 출퇴근과 재택근무 등 유연 근무제를 활용하고 가족돌봄휴가를 적극 써 달라고 당부함에 따라 산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는 대구 지역 직원 및 거주자에 재택근무 조치를 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구미사업장 직원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24일 오전까지 전 구미사업장을 일시 폐쇄 조치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A씨와 접촉가능성이 있던 직원 150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사업장 전 직원들을 조기 귀가시켰다.

 

LG전자는 지난 23일 대구 주재 구미사업장 출근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안내했다. LG디스플레이 등 LG계열사들 역시 대구 지역 확진자와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직원들에게 예방 차원에서 재택근무나 공가를 내도록 했다.  LG전자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업장 간 '출장 자제 권고'에서 '출장 금지'로 바꿨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으며, 채용 면접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외부인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이날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변경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일 오전 해외 출장자 현황 등 일일 현황 자료를 직원들에게 배포 중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날부터 임산부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오전 8시 또는 10시 출근’으로 부서별로 변경하기로 했다. NS홈쇼핑은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유연 근무제를 활성화하고 재택근무를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경우 조직별 인원 교대를 통해 재택근무를 허용한다.  

한국마사회 안산지사 직원과 방역업체 직원 35명이 사업장 건물 이외 주민 왕래가 빈번한 선부역 광장로 일대까지 거리 방역작업을 펼쳤다. 사진=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는 지난 23일 전국 36개 모든 경마 사업장 운영을 중단했다. 경륜경정총괄본부도 23일 경륜에 이어 오는 26일과 27일 예정된 경정을 취소하고 특별 방역 활동을 실시 중이다.

 

 한국마사회 전국 30개 지사에서는 지사 직원을 비롯한 방역업체, 자회사 직원들이 특별방역조를 구성해 지사 건물 내부 소독은 물론 인근 주변 위생 취약 구역에 대한 방역을 함께 실시했다. 특히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지역 소재 장외지사에서는 건물 내부 방역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방역 활동을 확대하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밖에도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중이다.

 

 LG전자는 이날 화성 유양디앤유에서 협력사 간담회를 열고 해외 협력사가 국내로 돌아오거나 국내 생산을 확대하면 컨설팅, 무이자 자금, 구매물량 보장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400억원이었던 무이자 자금을 올해 550억원으로 확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20조원이 넘는 공사∙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이는 공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건설 경기로 경기 위축을 만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19일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500억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발표했다. 

 

은행권, 대구 중심 영업 일시 중단…금융권, 기업에 총 3228억 자금 공급

 

 은행권에서도 지점 폐쇄 등 강도 높은 대응책들을 내놓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일 대구 달성군 지부를 폐쇄하고 21일 두류지점, 성당지점, 칠성동지점 등 3곳을 추가로 폐쇄했다. 

 

 신한은행은 경기 성남 중원구 성남공단금융센터 영업점을 이날부터 이틀간 폐쇄한다. 또 성남공단금융센터에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감염 우려가 있는 센터 직원과 관계자 등 19명으로 14일간 자가격리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대전 반석동 노은지점과 인천 부평금융센터의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21일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입점해 있는 대구은행 동산의료원출장소를 폐쇄했다. 

 

 Sh수협은행도 대구지점을 임시 휴점시키고 감염 우려가 있는 직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했다.

 

 또 은행과 증권사 등은 상담 업무 시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보험사도 직원과 보험설계사에게 외부활동 자제를 권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2315억원, 시중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민간금융회사를 통해 913억원 등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총 3228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은행 자체적으로 임대료 인하, 마스크 기부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3개월 동안 자사가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30% 인하(월 100만원 한도)하기로 했다. 이번 임대료 인하로 혜택을 받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모두 55개사다. 3개월간 약 5000만원의 임대료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5일부터 대구∙경북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 스타뱅킹,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지역 소외계층에는 마스크 1만여개와 손소독제를 전달한다. 아울러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통해 이 지역 전통시장에서 1억원 상당의 생필품을 구입, 아동복지관, 지역아동센터 소외 아동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한다. 우선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지역신용보증재단에 특별 출연해 이를 재원으로 3000억원 규모의 보증서 대출을 한다. 대상은 음식, 숙박, 관광업 등을 영위하는 소상공인이다.  '착한 임대운동'에 동참하는 건물주는 대출금리와 수수료 등을 우대한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전 소상공인 중 희망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환 연장과 여신 분할상환 유예를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특별 경영안정자금 1000억을 최대 1.3%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대구시에 KF94 마스크 1만개를 전달했다. 신한은행이 지원한 마스크는 대구시 산하 사회복지단체들을 통해 노인, 장애인, 저소득 가정 등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밖에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밀알복지재단, 아이들과 미래재단 등 단체들과 협업해 취약계층에게 KF94 마스크 20만개를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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