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공포에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당분간 불확실성 확대

다우지수 3.56% 급락…지난 2018년 2월 이후 2년만에 최대 낙폭
상하이지수·닛케이 약세 지속…채권·금값 강세, 안전자산 선호 심화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양상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2년 만에 1000포인트 떨어졌으며 국내 코스피도 3%대 급락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채권과 금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31.61포인트(3.56%) 하락한 2만7960.8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경기침체 우려가 컸던 지난 2018년 2월 이후 2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1.86포인트(3.35%) 떨어진 3225.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5.31포인트(3.71%) 빠진 9221.28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의 경우 지난해 연말 수치로 뒷걸음질 치면서 올해 상승분을 다 내놨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급락했다. 이날 영국의 런던 FTSE 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4% 미끄러진 7156.83에 장을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의 CAC 40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지수도 각각 3.94%와 4.01% 후퇴한 5791.87과 1만3035.24에 거래를 종료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 역시 4.01% 뒷걸음질친 3647.98을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에선 우리나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28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8포인트(0.06%) 내린 2077.86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9포인트(0.17%) 내린 2075.55로 출발한 뒤 한때 상승 전환했다가 현재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다만 전날에 이어 외국인 매도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08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날 외국인은 하루 만에 7868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데 이어 이날도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충격으로 2018년 10월 11일 이후 (-98.94포인트·-4.44%) 이후 1년 4개월여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공포 심리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는 낙폭을 축소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2% 하락한 2982.07로 개장하면서 심리적 경계선인 3000선 밑으로 다시 밀려났다. 선전성분지수도 1.99% 가까이 떨어진 채 출발했다. 도쿄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종가보다 437.37포인트(1.87%) 떨어져 2만3000선이 무너진 채 거래가 시작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3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를 2050∼2200으로 전망했다.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설 연휴 직후 시작한 코로나19 악재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국내 증시는 단기하락 후 회복 국면에 진입하는듯 했으나 대구를 시작으로 지역 감염 징후가 뚜렷해졌고 코스피도 급락하는 무기력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1200원 초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 지난 21일까지 한 달 동안 원·달러 환율은 약 62원가량 상승했다”며 “이 경우 지난 2016년 2월 고점 수준(1238원)을 고려해 1230원 중반까지의 상승도 가능하며, 사태가 더 악화할 경우 1250원까지도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원 오른 달러당 122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8월 13일(1222.2원)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안전자산인 국채 시장에는 자금이 몰리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1.377%로 0.093%포인트 하락해 기존 최저치(1.32%)에 바짝 다가섰다. 안전자산인 금도 온스당 1600달러를 웃도는 초강세가 계속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한국 증시에 집중됐다”며 “전세계 증시의 버팀목인 뉴욕증시가 힘없이 무너진 만큼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충격파가 다시 번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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