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이드노믹스의 등장…대책 마련 필요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020년 11월 실시된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2020년 11월 7일(미국 현재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총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인 279명을 확보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소송을 제기할 경우 최종 확정이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존재하겠지만 이러한 대세를 뛰어넘기는 힘들어 보인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두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는 데 있어서 ‘경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유권자 비중 단연 높았다. 순항하던 미국 경제가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기를 맞으면서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에 더 관심을 갖는 듯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미국 경제를 강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당선이 힘들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선거에서 확실하게 질 것”이고 이는 미국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70년 이후 재선에 실패한 역대 미국 대통령은 3명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재임 동안 실업률이 상승했거나 침체기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기 동안 정권이 교체됐다는 사례도 존재했다.

 

그래서인지 피 말리는 개표 접전 끝에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 즉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는 중산층 회복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지향하고 있으며, 공화당의 집권 후 경제를 비판하면서 ‘과거보다 나은 미국 건설’을 제시했다. 또 제조업 경쟁력 강화, 친환경 기반의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성장 동력을 창출해 ’회복력이 더 강한, 지속 가능한 경제 창출‘을 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대외 교역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중국의 위상 제고는 미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해 중국의 불공정무역 관행 근절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바이든은 법인세 및 소득세 회복 또는 증세와 테크 기업 독점 규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큰 정부를 지향하며, 진보주의적 성향의 민주당 대선 후보답게 노동, 인권 및 환경 등을 중시하는 정책적 접근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제정책을 근거로 미국의 무디스사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이 트럼프 대통령 재당선보다 미국 경제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공격적인 재정지출 정책, 글로벌 무역 확대, 인프라 투자 등으로 단기간의 경제성장률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러한 예측을 토대로 미국경제와 한국경제에 연관성을 고려하면, 미국 경기 반등은 그 만큼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긍정적인 효과만 존재할까?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도 존재할 것이다. 우선 미국 산업경쟁력 제고로 인한 경쟁 구도가 격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포지셔닝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저금리 지속에 따르는 부채 누적 및 원화 강세에 따르는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미국 산업경쟁력 제고로 인한 경제 심화 등 위기 요인도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는 바이드노믹스에 따른 대규모 부양정책에 힙입어 반등이 예상되나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대선 결과 불복에 따르는 정치적 불확실성, 美의회 양분화 등으로 예상 성장 경로를 벗어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바이든 당선자가 강조하는 동맹국과 연대 강화 및 국제공조체제 복원 움직임으로 트럼프 시대의 세계 경제 불협화음은 상당히 완화될 가능성이 크나 미국 주도의 다자무역협정 및 공급망 구축 등의 새로운 통상환경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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