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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카드사의 학비 및 보육료 납입 마케팅에도 최근 뜨고 있는 ‘구독경제’가 숨겨져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가 입학 시즌을 맞아 대학 등록금 및 유치원·어린이집 보육료 캐시백 이벤트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입학 시즌에는 노트북, 태블릿PC 등 가전업계나 가방, 신발, 의류 등 유통업계와 연계한 이벤트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라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는 등 ‘신학기 특수’가 사라지면서 등록금 및 학비·보육료 납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환경도 변했다. 지난 2016년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대학 420여 곳 중 카드로 등록금 분납이 가능한 대학은 전체 33%에 그쳤다. 수수료 문제, 특정 카드사 결제독점권, 리베이트 등의 논란이 일어나면서 표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 등록금 카드결제 허용 법안이 통과되고, 감시 기능 강화와 대학의 자율적 움직임, 카드사의 이벤트 활성화 등에 따라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대학 등록금 및 학비, 보육료 납부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는 ‘구독경제’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구독경제는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시스템을 뜻한다. 최근 비대면이 생활화되면서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멜론, 밀리의 서재 등과 같은 서비스가 뜨고 있다. 등록금이나 학비, 보육료도 매달 또는 학기별로 납부하기 때문에 구독경제의 범위에 포함된다.
우선 신한카드는 다가오는 신학기를 맞아 오는 3월5일까지 대학 등록금을 첫 납부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최대 4개월까지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며, 더 긴 할부를 원하면 일부 회차만 할부수수료를 부담하고 남은 기간은 무이자 혜택을 받는 슬림 할부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하나카드는 주요 지방 소재 대학 등록금 납부시 2~3개월 무이자 할부, 6·10·15개월 부분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올 연말까지 진행한다. 이와 함께 초중고 학교 납입금 납부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밖에 현대카드는 대학 및 대학원 등록금 결제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KB국민카드는 해외 유학 시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면 전용 포인트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보육료 결제도 가능하다. 삼성카드는 '국민행복 삼성카드(V2 포함)'으로 어린이집 보육료를 결제하면 ‘리틀 라이언 허그벨트’를 증정하고, 매월 한 명씩 추첨을 통해 ‘아이방 꾸미기’ 인테리어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이나 학비는 학기별로 납부하지만, 고객이 무이자 합부 혜택을 받으시면 그것이 ‘구독경제’가 되는 것”이라며 “등록금 및 학비 납부는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카드업계가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인 가운데 기존 서비스 중 시대 흐름과 상황에 맞춰 변화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young070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