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RP 인기…‘머니무브’ 가속화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산 배분에 대한 관심이 향상되면서, 증권사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머니 무브(자금이동)’가 가속화되고 있다. 고수익을 쫓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올 초부터 퇴직연금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온 증권사 IRP로 자금이 더욱 몰릴 전망이다.

 

 IRP는 일반계좌보다 소득세율이 약 30% 정도 낮고 운용 수익에 부과되는 세금이 연금 수령 시점에 일괄적으로 이뤄지기에, 복리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증권업 IRP의 3분기 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6.76%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업 2.5%, 보험업 2.85%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올 상반기(1∼6월)에만 증권사 IRP로 2조2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올 3분기 말 기준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부문 모두 신영증권이었다. 적립금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은행·보험사에서 계약을 해지하고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전된 IRP 수관건수는 1만4189건으로 전년 동기(4805건)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수관건수는 가입자가 은행·보험사 IRP 계좌를 해지하고 증권사로 이전한 계좌수이고, 수관금액은 증권사로 이전시킨 적립금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 1~2년간 다양한 투자 상품 편입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한데다 운용자금이 증권사로 유입되면서 자산배분 변경 시도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IRP 수수료를 무료화시킨데다 증권사 IRP 수익률이 은행을 크게 상회한 것도 증권사 IRP로 자금이 몰리는 요인 중 하나다. 증권사 IRP 계좌에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 등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는 것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증권사 IRP로 머니무브가 지속될 것이라 관측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의 IRP 시장점유율은 지난 1분기 22%에서 3분기 26%까지 높아졌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작년부터 투자에 대한 개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스로 연금을 관리하는 비대면 고객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는 비대면 연금시장에서 증권사 IRP로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같은 IRP 중에서도 증권사의 경우 ETF나 리츠 등 투자대상의 선택 폭이 상대적으로 넓다”며 “은행 및 보험회사와 비교했을 때 비원리금보장형 상품 투자에 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IRP를 단기적인 수익률만 비교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도해지할 경우 그동안 받은 세액공제 혜택을 토해내야 하므로 가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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