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출빙하기,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경기도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던 K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손님이 줄어들어 몇 달 전 대출을 받아 직원들 월급을 지급했다. 김밥 파동으로 그나마 유지하던 김밥 포장 수요도 뚝 떨어져 매출이 급감했고, 대출규제로 이제는 대출도 나오지 않게 돼 지난달부터는 직원 두 명을 대신해 혼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K씨 만의 사례가 아니다. 거리에 울려 퍼지던 캐롤과 연말연시의 따뜻한 분위기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다시 얼어붙었다. 어려운 경기에 긴급 생활자금을 대출로 메우려던 사람들은 대출 규제 소식에 한숨이 깊어간다. 금리는 오르고 한도는 축소되는 이른바 ‘대출 빙하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1800조 원이 넘는 가계대출규모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출 규제 정책을 시행해왔다. 이번달 금융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가계대출은 5조 9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7.7%로 7월에 15조3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38.5% 수준으로 축소된 수치다.

 

이 수치만 보면 금융당국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가계 부채관리 강화라는 기조에 부합되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권 가계대출은 10월 4조7000억원에서 11월 2조4000억원으로 축소된 반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같은 기간 1조9000억원 불어났다. 우려하던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대출상품 유형으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전월 대비 축소됐지만 신용대출 등의 타 대출은 확대됐다. 주택 가격이 안정화 기조로 접어들면서 담보대출보다 기존 대출을 갈아타려는 대환대출과 생활자금마련 등을 위한 신용대출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대출비교플랫폼 ‘알다’의 회원 데이터를 살펴보면 1인당 보유하고 있는 대출의 개수는 평균 3.8개다. 1인당 평균 보유 대출 금액은 5400만원이다. 알다 서비스의 주요 고객층이 중저신용자임을 고려하면 자영업자의 사업자금 조달과 긴급 생활자금 등의 목적으로 신용 대출 수요가 높아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생계와 밀접한 이유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강화되고 있는 대출규제는 야속하기만하다. 

 

내년에도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대출 빙하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때일수록 개인별 대출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대출을 받을 때는 더 좋은 조건을 위해 꾸준한 신용관리는 필수다. 또한 대출 만기를 길게 설정해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 사용하지 않는 마이너스 통장은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평소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사용은 줄이고, 금리가 높은 악성 대출을 우선 상환해 신용점수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대출을 받은 뒤에도 현금 유동성을 고려해 금리인하요구권이 가능한지를 파악해 이자를 낮춰야 한다. 재산 증가, 신용평점 상승, 승진 등의 요인으로 대출자의 신용상태가 개선된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사용해보는 게 좋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 어려움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금융당국의 유연한 대출규제 대응도 필요하다. 투기성 주택담보대출을 규제는 강화하되, 전세자금 및 생활자금 대출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소액대출을 위한 대안신용평가 활성화, 대환대출 플랫폼 제공 등 금융 소비자가 더욱 편리하고 쉽게 대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핀테크 육성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받은 금융 소외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포용적 금융 정책이 더욱 가속화돼야 한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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