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8조 규모’ 씨티 신용대출 끌어오기 안간힘

씨티와 제휴한 KB·토뱅, 대환 편의성 높아
하나·우리·신한銀, 우대금리 커

주요 은행들이한국씨티은행의 개인신용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대환 서비스를 개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을 끌어오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뜨겁다. 이들은 저마다 우대금리, 높은 한도 및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등의 혜택을 내걸며 씨티은행 신용대출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한 씨티은행은 지난달 29일 KB국민은행 및 토스뱅크와 ‘개인신용대출 대환 제휴 협약’을 맺었다. 두 은행은 은행 간 정보교환에 따라 1일부터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100% 비대면 대환이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은 자행 신용대출 상품으로 전환하는 씨티은행 신용대출자에 대해 대환 전 대출 금리 대비 최대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별도 조건없이 적용되는 ‘웰컴 우대금리’ 0.2%포인트를 비롯해 KB국민은행 자체 신용평가 결과 6등급 이내 차주에게는 추가로 우대금리를 최대 0.2%포인트까지 적용한다. 종전 씨티은행 신용대출 차주는 기존 신용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KB국민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토스뱅크는 씨티은행 신용대출을 자행 상품으로 갈아타는 차주에 대해 0.3%포인트 금리를 할인한다. 연체가 발생했거나 채권 추심 절차가 진행 중인 차주만 아니라면 최소 5년 간 대출 만기 연장에 더해 자체 조건에 따라 추가 5년 간 만기를 더 연장할 기회를 준다.

 

홍민택 씨티은행 대표는 “일괄 금리 할인 혜택에 더해 토스뱅크 앱에서 원클릭으로 씨티은행 신용대출을 곧바로 토스뱅크로 옮길 수 있는 비대면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3월말 기준 총여신잔액이 2조5963억원에 불과한 토스뱅크로선 씨티은행 신용대출 대환이 단숨에 여신규모를 늘릴 수 있는 기회다.

 

같은 날부터 씨티은행 신용대출 대환을 취급하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보다 공격적인 우대금리를 내걸었다. 하나은행은 대환 금액 범위 내에서 최대 2억2000만원까지 갈아타기를 지원한다. 최대 우대금리 폭은 3.0%포인트에 이른다. 우리은행의 최대 우대금리 폭은 1.5%포인트, 대환 한도는 최대 3억원까지다. 신한은행은 현 씨티은행 신용대출 원금 이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 대환을 제공한다. 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연 1.6%포인트 금리감면 혜택도 준다.

 

은행들로선 가뜩이나 올 들어 공격적인 가계대출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씨티은행의 기존 신용대출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씨티은행 신용대출 대환은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예외가 적용된다. 가계대출 총량관리나 신용대출 한도규제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출혈경쟁에 따른 역마진 우려도 있다.

 

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관련 부서 관계자는 “여타 상품 대비 우대금리 폭이 큰 편이지만, 씨티은행 신용대출을 끌어오면 올 상반기 부진했던 가계대출 성장을 만회하는 데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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