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맞벌이 부부의 보장 자산 준비하기

김희곤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웰스 매니저(Wealth Manager)

 자발적으로 가족생활 보장자산(보장성 보험)을 준비하는 부부는 많지 않다. 자신의 의사보다는 권유로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마지못해 준비한 사람과 자신이 직접 공부하고 준비한 사람은 다르다.

 

 예를 들자면 본인들의 의지 때문에 준비한 부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오거나 주변에서 해약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가입하길 원하는 유혹으로부터 가족의 보장자산을 지켜낼 수 있다. 많은 부부가 보장자산의 중요성에 대해서 간과하는 경우가 많고, 중년이 되어서야 주변 사람들이 아프기 시작하고 친구들도 하나둘 떠나 보내게 되는 상황에서 보장자산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본질적으로 20대 부부와 50대 부부가 준비하는 보장자산은 차이가 난다. 우선 금액적으로도 큰 차이가 나겠지만 무엇보다도 50대에 준비하는 부부는 본인의 은퇴자산의 일부를 떼어내어 보장자산을 쌓는 구조이기 때문에 은퇴 이후의 삶이 좀 더 궁핍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장자산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하루빨리 준비하라.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보장자산에 더 크게 적용된다. 나이 듦에 따라 같은 보장 대비 보험료도 함께 상승한다. 보험회사는 상품을 설계하고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 예정이율을 사용하는데 향후 기준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예정이율은 일정 기간 떨어질 것이고 상대적으로 보험료는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또 나이가 들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는데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건강하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할 때 빨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소비를 줄이고 보장자산을 늘려라. 우리의 소비는 신기하게도 키우면 키울수록 계속 자라난다. 어느 순간이 되면 나도 모르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소비가 커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젊은 부부에게도 소비를 줄이는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안 쓰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수입에서 강제적인 저축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적금이 될 수도 있고 보장자산이 될 수도 있다. 맞벌이 부부라면 양쪽 수입을 모두 지출 대상으로 하지 말고 한쪽 수입은 지출계좌로, 나머지 한쪽은 강제 저축계좌로 나눠 돈을 모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렇게 할 경우 부부는 이 돈으로는 생활이 힘들 거라는 막연한 생각과 달리 아껴가며 잘 살아가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더 크게 더 많이 준비하라. 지금 상황에서 맞벌이 부부의 보장자산은 이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가족이 생기고 수입이 늘어나다 보면 훗날 더 큰 보장자산에 대한 니즈가 생겨날 수 있다. 그런 니즈가 생길 때마다 더 준비하는 것보다 내가 생각하는 보장자산 수준보다 20% 정도는 더 많이 준비해주는 것이 시간이 지난 후에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넷째, 보장자산 형성의 데드라인을 정하라. 우리가 보장자산을 준비하는 데 평생을 다 쓸 수는 없다. “나이 들어서까지 보험료를 내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부부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현명한 부부라면 ‘나는 이 시기까지 어느 정도의 보장자산을 준비하겠어’라는 목표를 세워둔다. 예를 들어 ‘우리 부부는 28세이고 45세까지 모든 보장자산의 준비를 끝내겠어’라는 계획으로 시작한다면 그 과정에서 약간의 변동은 있을지언정 45세 이후에는 더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외벌이 가정보다 보장자산과 은퇴자산을 더 많이 형성할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헛되이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 그 기회를 잡을 것인가 시간이 지난 후 후회할 것인가는 이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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