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수출 2차 계약 성사될까... 폴란드 대표단 방한에 쏠리는 시선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K2 전차가 폴란드 그드니아 항구에 도착한 모습. 현대로템 제공

 폴란드 정부 대표단이 방한한 가운데 한국과 폴란드의 무기 수출 2차 계약이 성사될지 관심을 끈다.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 등 폴란드 대표단은 22일 한국에 입국해 석종건 방사청장을 면담했다. 이번 폴란드 대표단은 국방부, 국유재산부, 군비청, 대통령실 일원을 포함해 총 20여명 규모다. 이들은 일주일간 한국의 방산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폴란드 수출형 천무의 시험 사격도 참관한다.

 

 폴란드는 K-방산의 ‘큰 손’이다. 앞서 폴란드 정부는 2022년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한국 방산 기업들과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의 무기를 사는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폴란드 정부가 각 기업과 1차 구매 계약을 맺었다. 한국 방산 기업들은 지난해 폴란드에 경공격기 FA-50, K-9 자주포 등 1조5000억원 이상 규모의 방산 수출을 했다. 2022∼2023년 2년간 한국의 폴란드 방산 수출 실적은 15억9000만 달러(약 2조815억원)에 이른다.

 

 이번 폴란드 대표단 방한 기간에 2차 계약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방산업계는 2022년 7월 총 124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의 1차 실행계획에 서명했다. 애초 1차 계약 뒤 1년 안에 2차 계약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수출금융 지원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방산계약은 정부 간 계약(G2G) 성격이 짙고 수출 규모가 커 수출국에서 저리의 정책 금융·보증·보험을 지원하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의 정책금융 한도가 꽉 차 추가 수출 계약을 맺을 여력이 부족했다.

 

 이에 정부가 시중은행들을 통해 ‘신디케이트론’(집단대출)을 제시하고 지난 2월 국회가 수은법을 개정해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15조원에서 25조원을 늘려 방산업계의 숨통이 트였다. 

 

 그 사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와 K-9 152문 등의 2차 수출계약을 맺어 잔여 계약 물량을 K-9 308문, 천무 70대 정도의 규모로 줄였다. 다만 한화의 2차 계약에는 ‘2024년 6월까지 금융계약을 체결한다’는 조건이 붙었는데, 신디케이트론 지원에도 고금리 등의 이유로 아직 금융계약은 체결하지 못했다. 폴란드 정부는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게 제공되는 정책금융 사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약 주체는 폴란드 정부와 수은 및 한국무역보험공사다. 하지만 수은에는 기획재정부의 자본금이 투입되지 않았고 무역보험공사도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 이에 폴란드와 남은 계약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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