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AI 1등…SKT 초격차 만든 원동력은

AI 개인비서 ‘에이닷’의 전화 기능을 이용하는 모습. SKT 제공

 이동통신 3사의 새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SK텔레콤 유영상 호는 국내 1위 사업자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일찍이 ‘AI 컴퍼니’ 비전을 세워 먹거리를 발굴해왔다. 지금은 글로벌 통신사들과 AI 연합을 맺고 생성형 AI 시대를 대비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결실이 해외에서의 극찬으로 돌아오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최근 발간한 ‘테크기업으로 전환하는 통신사 전략 지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통신사 12곳 중 SKT의 AI 역량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AT&T, 독일의 도이치텔레콤, 일본의 NTT도코모 등 글로벌 통신사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옴디아는 총 10개 부문에서 통신사들의 역량을 평가했는데, SKT는 AI 부문에서 NTT도코모와 함께 최고점인 3.5점(4점 만점)을 받았다. SKT는 ▲고객 디지털 서비스 ▲연구·개발(R&D) ▲테크기업 비전까지 총 4개 부문에서 공동 1위에 올랐다. SKT가 10개 부문에서 얻은 총점은 28.5점(40점 만점)으로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매튜 리드 옴디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SKT에 대해 “AI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실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피라미드’ 전략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이어온 것이 주효했다.

 

SKT가 지난해 9월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 SKT 제공

 유영상 사장은 2021년 취임 직후 SKT의 새 비전으로 AI 컴퍼니를 선언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이를 ▲AI 인프라 ▲AIX(AI 전환) ▲AI 서비스 등 3개층으로 세분화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

 

 AI 인프라 부문의 메인 테마는 ‘자강(自强)과 협력(協力)’이다. 자강 측면에서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에이닷엑스(A.X)’를 자체 개발했으며 협력 측면에서는 해외 통신사들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결성해 다국어 텔코 LLM을 개발 중이다.

 

 AIX 영역에는 AI 고객센터, 엔터프라이즈 AI 마켓, 도심항공교통(UAM), 반려동물 엑스레이 AI 분석 솔루션 ‘엑스칼리버’ 등이 포함된다. 끝으로 AI 서비스는 통신사들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는 ‘AI 개인비서’가 주축이다. SKT는 지난해 공식 출시한 AI 개인비서 ‘에이닷’을 ‘퍼스널 AI 비서(PAA)’로 진화해 나갈 예정이다. 에이닷은 최근 아이폰 운영체제에서만 제공하던 녹음·요약·통역 등 AI 기능을 안드로이드로 확대했다.

 

유 사장은 지난달 열린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올해를 AI 컴퍼니 성과를 가시화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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