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개통 20년, 이젠 청룡 시대] ‘시속 320㎞’ 3세대 고속열차 KTX-청룡이 온다

객차마다 동력장치 있는 동력분산식
통로, 좌석공간도 넓어져 쾌적
좌석마다 창문, 무선충전 등 구비

2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KTX-청룡 시승행사에서 코레일 관계자가 KTX-청룡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에서 가장 빠른 ‘청룡 열차’가 온다.

 

 내달 1일 정식 운행을 시작하는 3세대 고속열차 KTX-청룡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단 2개역만 정차해 2시간1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판매 시작 20일만에 1만8000여매가 예매되는 등 초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잦은 출장이나 당일치기, 1박2일의 짧은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KTX-청룡은 현대로템이 100%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한 차세대 고속열차다. 설계·엔지니어링·디자인을 비롯한 열차 제작 전 과정에서 국산화율 100%를 달성했다. 부품 국산화율도 87%에 달한다. 운행 최고속도는 시속 320㎞로 기존 KTX(305㎞)보다 빠르다. 다만 2028년 평택~오송 구간 고속철도 복선화 작업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최고 시속 300㎞로 운행할 예정이다.

 

 시험차량 HEMU-430X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했고 먼저 영업운행을 시작한 KTX-이음과 비슷하게 정식 이름이 공개되기 이전엔 ‘EMU-320’으로 불리었으나 한국철도공사의 명칭 공모전 결과 지난 1일 ‘KTX-청룡’이란 이름으로 공개 및 발표됐다. 2024년 청룡의 해에 탄생한만큼 보다 높고 화려하게 비상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 KTX 열차들이 양끝에 기관차 2칸을 배치하는 ‘동력집중식’이었다면 KTX-청룡은 전 객차에 동력장치를 분산한 ‘동력분산식’이다. 가속·감속 성능이 기존 모델보다 뛰어나며 역간 거리가 짧고 곡선 선로가 많은 국내 철도 환경에 최적화됐다. 실제로 KTX-청룡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300㎞까지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분32초로, KTX-산천(5분16초)보다 1분44초 단축됐다. 농형 3상 유도전동기를 구동장치로 사용하며 회생제동 병용 전기지령식 공기제동방식 기체다. 

 

 KTX-청룡은 1대당 총 8칸(일반실 7칸·우등실 1칸)으로 총 길이는 199.1m다. 좌석 수는 총 515석으로 KTX-이음(381석), KTX-산천(379석), KTX-산천Ⅱ(410석)에 비해 25~35%가량 많다. 여기에 차량 2대를 연결해 복합(중련)열차로 운행할 경우 좌석이 1030석으로 늘어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승객을 싣고 달리는 고속열차가 된다.

 

 또 좌석 공간과 객실 통로가 넓어져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기존 열차는 의자와 무릎간 거리가 10.6㎝였지만 KTX-청룡은 2㎝ 넓어진 12.6㎝다. 좌석 통로 폭은 45㎝에서 60.4㎝로 15.4㎝나 넓어졌다. 각 좌석마다 개별 창문을 설치해 승객들의 조망권을 확보했다. 콘센트, 휴대전화 무선 충전기도 좌석마다 마련됐다. 무선인터넷(Wi-Fi) 기기도 2량당 1개에서 1량당 2개로 늘어나 더 쾌적하다.

 

 KTX-청룡은 정차역을 최소화해 서울~부산 2시간17분, 용산~광주 송정 1시간36분대로 운행한다. 경부선은 서울∼대전∼동대구∼부산에, 호남선은 용산∼익산∼광주송정에 정차한다. 기존에는 서울~부산 기준으로 정차역이 5개인 경우 2시간35분, 6개인 경우 2시간41분이 걸렸다.

 

 코레일은 다음달 1일부터 경부선 1대, 호남선 1대 등 2대를 배치해 운행할 예정이다. 주중에는 경부선 2회(상·하행 1회씩), 호남선 2회(상·하행 1회씩) 등 하루에 4회 투입한다. 주말에는 경부선에만 4회(상·하행 2회씩) 투입할 방침이다. 코레일은 2027년부터 청룡 17대를 추가 투입해 전국적으로 운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