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겠다”던 이재용…반도체 장비 확보 위해 ‘광폭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사진=삼성 제공

[김진희 기자] 450조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 계획에 대해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출장길에서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7일 반도체 등 주요 사업부문 현장 방문을 위해 출국한 이재용 부회장은 이틀간 네덜란드와 벨기에 국경을 넘나드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이며, 이번 미팅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배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삼성 제공

◆ASML 경영진 만나 EUV 수급 등 협의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으로 반도체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서 이를 활용한 EUV 장비는 최첨단 고성능·고용량·저전력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요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연구개발 및 투자 확대, ASML과의 기술 협력 강화 등을 바탕으로 EUV를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 기술을 고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imec 방문…신기술·신사업 방향 확인

 

 이재용 부회장은 다음 날인 15일(현지 시간)에는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했다.

 

 imec은 1984년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 3국이 공동 설립한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로 반도체 설계, 공정기술, 소재, 장비 등 반도체 분야 외에도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에너지까지 다양한 첨단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나노 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 허브로 현재 95개국에서 모인 4500여명의 연구인력이 국가를 초월한 다국적 연구를 수행하며 3~10년 뒤 상용화될 미래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 사진=삼성 제공

 특히 imec은 기술을 선도하는 전 세계 600개 이상의 기업 파트너와 학계의 네트워크로 광범위한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벨기에 이외에도 네덜란드·미국·중국·일본·대만·인도 등 세계 6개국에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하는 한편,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이외에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imec 방문은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 개발 및 시장 선도 청사진을 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5월 ‘삼성의 미래 준비’ 계획을 발표하고, 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신성장 IT(AI 및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imec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생명과학·바이오 ▲미래 에너지까지 다양한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삼성의 미래 전략 사업분야와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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