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삼킨 S공포 <中> ]코인 시장도 혹한기…이대로 붕괴되나

비트코인 거래량 2주만에 61%↓…추가 하락 무게
"2만달러 밑돌면 급락 가속"…코인 투자 심리 위축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가 내리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가상화폐 시장까지 확산되며 비트코인 등 코인 시세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마지막 심리적 저항선인 2만 달러가 여전히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침체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14% 내린 2650만대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67% 하락한 2만31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코인) 대장인 이더리움도 1ETH(이더리움 단위)당 15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거래량도 급감했다. 지난 15일 549억1202만달러(약 70조9463억원)을 기록했던 비트코인 거래량은 이날 약 213억4337만달러(약 27조5756억원)로 내리며 61% 가량 줄었다. 

 

 지난 18일 비트코인은 2만 달러가 붕괴돼 장중 한때 1만7708달러까지 추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 아래로 하락한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작년 11월 최고점 대비 70% 가까이 폭락한 수준이다. 

 

 이날은 미국 월가에 다시 기술주 매도세가 대거 출현하면서 비트코인이 2만 달러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며 비트코인은 연일 2만 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루나 사태’ 여파도 여전히 가상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상화폐의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가상화폐 조사업체 델파이디지털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1만4000달러에서 1만6000달러 범위를 지지하지 못한다면 과거와 유사한 폭락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고 관측했다.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아직도 바닥 가격을 찍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암호화폐 기업 블록의 애널리스트 마르쿠스 소티리우는 “비트코인이 2만 달러를 밑돌 경우 옵션 등 파생상품 유동화가 발생하며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상화폐 침체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이슈보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따라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시장의 기초체력, 혹은 비전과 무관하게 외부의 이슈로 시세 하락이 벌어지고 있어 시장에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평가다.

 

 윌 낸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가상화폐 가격 수준과 거래량이 코인베이스의 매출을 더 둔화시킬 것”이라며 “올 하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73%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추가적인 수급 이슈가 일단락될 경우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급락이 담보물 청산에 따른 기계적 매도 결과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청산이 진행된 이후에는 하락 속도가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트코인의 경우 반감기 등 변수가 있는 만큼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가격 상승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가상화폐 시장의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자 투자자들의 코인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공포·탐욕지수는 25.96(공포)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각각 1.35, 5.16 오른 수치지만 루나클래식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8일보다 10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공포·탐욕지수는 업비트의 가상화폐 가격과 거래량을 가공해 제작되는데 ▲매우 공포(0~20) ▲공포(20~40) ▲중립(40~60) ▲탐욕(60~80) ▲매우 탐욕(80~100) 등 총 5단계로 분류된다. 매우 공포 방향으로 갈수록 투자 심리가 줄어드는 것을, 반대는 살아나는 것을 의미한다.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