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예상된 한-미 금리역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정책금리의 목표 범위를 75bp인상했다. 지난 달에 이어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됐으나 이는 어느정도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관심사였는데,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목표금리의 계속된 인상이 적절하며 대차대조표 축소는 5월에 발표한 대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계획대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성명서는 경기에 대한 시각 변화가 주요했는데, 최근에 소비와 생산 지표들이 누그러졌다는 표현을 첫 줄에 넣으면서 경제 활동이 1분기에 약간 감소 후 반등하고 있다던 기존의 톤을 조정했다. 다만 여전히 고용 증가가 견조하고 실업률이 낮다는 코멘트를 유지하며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고자 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는 침체가 아니며 소비, 주택, 고정투자 등 일부 지표들이 약화되고 있지만 고용시장이 타이트하고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높기 때문에 물가를 목표 수준(2%)으로 낮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3월부터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을 단행해 현재 중립금리 근처에 도달했는데, 파월 의장은 연말까지 경기를 어느정도 제약하는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 하며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연말 기준금리는 3.0~3.5%정도가 적절하다고 언급해 지난 6월 경제전망에서의 시각을 유지했다.

 

 고물가 고착화가 우려돼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연준위원들의 의지는 전과 동일했지만, 이번 FOMC는 향후 금리에 대한 가이던스를 덜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금리정책에 힌트를 덜 주겠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지만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언제든 유연하게 금리정책을 취하겠다는 태도로 판단된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도 기대 이상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으나, 이는 그때까지 확인하는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사실상 의상결정을 뒤로 미뤘다. 통화긴축 기조가 강화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다음 회의인 9월 FOMC 이전에 연준은 두 번(7, 8월)의 물가와 고용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지표상 물가가 추세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확인한다면 연준은 금리 인상을 지금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나 이에 따른 영향력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불안했던 투자심리를 일부 완화시킨 요인이었다. 이러한 연준의 기조는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고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오늘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가 열리면서 시장안정 조치 대응을 예고한 부분도 긍정적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됐지만 이는 예상하던 바였던 만큼 큰 충격으로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자금 이탈 요인이나 금리역전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기도 하고, 단순한 금리역전 만으로는 유의미한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불가피한 상황이나 이럴 때일수록 펀더멘털에 집중해 투자의 기본기를 다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최영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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