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고팍스 인수 임박…韓 코인시장 지형도 바뀌나

고팍스, 바이낸스로부터 유동성공급 발표
제도적 문제·국내 금융당국 결정 등 '변수'
바이낸스, 업비트 거래량 10배…거래소 긴장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인수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국내 코인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종 법적·제도적 문제, 금융당국의 결정 등 변수가 많지만 하루 거래량이 업비트의 10배가 넘는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하면 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하기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3일 고팍스는 공지사항을 통해 바이낸스와 산업회복기금(IRI)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에는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묶인 고객 자금이 포함됐다. 다만 고팍스는 지분 매각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유하지 않았다.

 

 가상자산 거래소 평가기관 ‘크립토컴페어’로부터 최고 등급을 부여받은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재정 위기에 봉착했다.

 

 고팍스는 가상자산을 맡기면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자체 예치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고파이 자금운용은 FTX 계좌를 활용하던 미국 가상자산 대출업체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관리해 왔는데 FTX가 파산하면서 자금이 묶였다. 제네시스 측은 이에 자금 상환을 중단했고 고팍스도 제네시스로부터 고파이 예치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바이낸스가 고팍수 인수를 추진한다고 알려지자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제재가 변수가될 것으로 관측했다. 자금세탁 등을 규제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조세회피처에 본사를 둔 바이낸스가 국내서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을 시도할 경우 규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할 경우 고팍스와 실명계좌 인증을 연동 중인 전북은행이 이를 계속 유지할지도 미지수다.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제공한 전북은행은 바이낸스와의 지분 계약이 이뤄지면 사업성·위험성 등을 재검토할 방침인데, 국내 자금세탁법 등이 적용되지 않는 바이낸스는 위험성 평가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고팍스에 기투자한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바이낸스가 제시한 인수가로는 합의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 측에서 인수가로 제시한 금액은 그동안 고팍스의 밸류에이션으로 거론됐던 수치와는 괴리감이 크다”며 “현재 합리적인 수준에서 밸류에이션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팍스 인수설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바이낸스의 하루 거래량은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와 견줘도 10배 가량 차이가 날 정도로 거대하다. 고팍스와 바이낸스가 시너지를 낼 경우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단계가 모두 끝난 후 바이낸스가 어떤 영업 방식과 마케팅으로 접근하는지 우선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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