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관치’ 논란은 여전

임추위 "민관 두루 거친 전문가"
"대표 모피아"…관치·낙하산 논란 불가피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이 내정됐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서 정책 수립과 민간 영역을 모두 경험한 중량감 있는 인사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다만 임 전 위원장이 대표적 ‘모피아’ 인사라는 점에서 관치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임 전 위원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4일부터 임추위를 본격 가동해 내·외부 후보군에 대한 수차례 논의를 통해 4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바 있으며, 이날 임 전 위원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

 

임추위 관계자는 “임 후보자는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고,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NH농협금융지주의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라면서 “우리금융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밝혔다. 

 

특히 임추위 위원들은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시기에 금융시장뿐 아니라 거시경제 및 경제정책 전반에 폭넓은 안목을 갖춘 임 전 위원장이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거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과감한 조직 혁신을 위해선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임 전 위원장은 1959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지냈고 이후 농협금융 회장과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금융지주 회장 경험 및 당국과의 관계 개선 등의 측면에서 여타 후보자 대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한 동안 ‘낙하산’, ‘관치’ 꼬리표는 한동안 임 전 위원장을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1년 완전 민영화된 우리금융에 금융당국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외부 인사가 내정된 데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박봉수 우리금융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임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장 재직 당시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사모펀드 사태를 야기한 책임이 있는 데다, 농협금융 재직 당시 사외이사 자리에 자신과 친분이 있는 정부 고위 관료를 앉히며 구설에 올랐던 인물”이라면서 “만약 최종 후보를 수락한다면 스스로 관치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임 전 위원장은 이달 정기이사회에서 후보 확정 결의 후 다음달 24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 전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조직혁신과 신(新)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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