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으로 사업 영역 넓히는 금융권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금융사들이 속속 알뜰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은행을 비롯해 핀테크, 상호금융까지 알뜰폰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가 12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사들은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통신 자회사 토스모바일은 지난 30일 총 4종의 요금제를 내걸고 알뜰폰 서비스 출시했다. 앞서 토스는 지난해 7월 알뜰폰 사업자(MVNO)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같은해 10월 자회사로 편입했다.

 

 토스모바일 요금제 4종은 월 기본데이터에 따라 ▲100G 5만9800원 ▲71GB 5만4800원 ▲15GB 3만5800원 ▲7GB 2만4800만원으로 구성됐다. 출시 3개월 간 프로모션가는 이보다 1만~2만원가량 낮다.

 

토스모바일 알뜰폰 요금제 홍보 이미지

 100GB짜리 요금제의 경우 유사한 알뜰폰 요금제에 견줘 2만~3만원가량 비싼 편이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의 강점을 살린 점이 눈에 띈다. 토스모바일은 100GB, 71GB 요금제의 미사용 잔여 데이터에 최대 1만원의 토스포인트 캐시백을, 토스페이 결제 시 10%의 캐시백을 제공한다. 여기에 24시간 고객센터 운영을 비롯해 가입 신청, 유심(USIM) 배송 및 통신 서비스 실제 개통 등의 절차를 토스 앱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강점이다.

 

 지난 1일엔 신협이 한국케이블텔레콤과 손잡고 6종의 LTE(4G)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신협 측은 월 1만7600원으로 7GB의 기본데이터와 무제한 데이터(1Mbps)·통화·문자가 제공되는 ‘신협 완전마음껏7GB+’를 대표 상품으로 소개했다.

 

 강형민 신협 경영지원본부장은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충족하는 요금제로 조합원들의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되고자 신협 전용 알뜰폰 상품을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알뜰폰 1호 사업자는 KB국민은행이다. 이 은행은 지난 2019년 11월 ‘리브엠(Liiv M)’을 선보였다. 금융위원회의 규제샌드박스제도에 따라 은행 부수업무의 예외를 인정받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도입 초기 LG유플러스망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과 10월 KT, SK텔레콤으로 제휴 통신망을 확대하며 현재 이동통신 3사망을 모두 제공 중이다. 

 

KB국민은행 ‘리브엠’ 이벤트 이미지.

 

 KB국민은행은 MVNO최초로 5G서비스, LTE 워치 요금제 및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알뜰폰의 이미지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7월엔 알뜰폰 전용카드도 선보였다. KB국민은행은 오는 4월 리브엠의 혁신금융지정기간을 앞두고 이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지정해달라고 지난달 금융위에 요청한 상태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회사의 비금융업으로의 서비스 영역 확대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은 전통적인 업무영역에서 벗어나 금융과 통신을 결합해 소비자 유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데이터 확보를 통해 향후 새로운 서비스 출시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요인 중 하나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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