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명가’ 동원산업, 한국맥도날드 품나

예비입찰 단독 참여…가격 협상
인수 추진 매각가 5000억 안팎

[정희원 기자] 동원그룹이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추진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지난달 17일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회사 측은 지난주 1차 실사를 진행하고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본입찰에 앞서 몇차례에 걸쳐 가격, 운영방식 등 세부 조건을 두고 실무 협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가 제시한 매각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종 성사 금액은 결과가 나와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원산업은 이날 “맥도날드코리아 인수 추진 관련 건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추후 인수 추진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맥도날드 측도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맥도날드가 매각을 추진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맥도날드 본사는 2016년에도 한차례 한국맥도날드를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과 협상에 나섰지만 무산됐다. 현재 한국맥도날드 지분은 현재 미국 본사가 100% 보유하고 있다.

 

이를 거쳐 맥도날드는 지난 6월 다시 6년 만에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매각 주관은 미래에셋이 맡았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동원이 맥도날드 독점 사업권을 갖게 되며 맥도날드에는 로열티 5%를 제공한다.

 

동원산업의 이번 인수 참여는 외식업을 강화해 종합생활산업 기업으로 부상한다는 포석이 담겨 있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하면서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합병 전에도 수산업을 넘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왔다.

 

이와 관련 2008년에는 미국 참치 통조림 제조 업체 ‘스타키스트’를, 2012년에는 ‘대한은박지’를, 2014년에는 ‘테크팩솔루션’을, 2017년에는 ‘동부익스프레스’ 등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글로벌 대형 프랜차이즈를 인수함으로써 외식업 강화 카드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인수 당시 동원그룹은 “동원산업은 이번 합병을 ‘제2의 창업’으로 삼고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합병 이후 수익성 개선 면에서도 눈길을 모은다.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9.7% 늘어난 8679억원을 기록해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성적을 냈다. 다만 영업손실 278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더욱이 매년 인건비, 원재료비는 상승하고 있고 배달외주 용역 등의 비용은 추가됐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동원이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할 경우 자체 물류 시스템과 원재료 등을 활용하면 이같은 운영비용을 대폭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최고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수요층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동원의 계열사 내부 시너지를 활용함으로써 흑자로 이끌어나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실제로 동원산업은 수산물분 아니라 소스류, 유제품, 반가공식재료 등 식품업계에서는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동부익스프레스, BIDC까지 흡수하며 물류 경쟁력도 확보했다. 탄탄한 자체 물류망에 식품 인프라를 활용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hap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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