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금리형이 주식형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 개설된 이후 이래 20여년 동안 1위를 지켜온 주식형 ETF인 삼성 코덱스(KODEX)200이 1위 자리를 내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타이거(TIGER)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투자KIS(합성) ETF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 중 순자산 1위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상품은 지난 14일부터 2일 연속 순자산 1위를 차지했다. 국내서 ETF가 상장된 이후 금리형 ETF가 주식형을 제치고 순자산 1위에 올라선 건 처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의 순자산은 약 6조3328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가 인기를 끈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7월 순자산 100억원 규모로 상장한 이 ETF는 2021년 말 약 2500억원 수준이었으나 CD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지난해 한 해에만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후 고금리 상황에 증시도 약세를 보이면서 꾸준히 자금이 몰려 지난달에는 순자산 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타이거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고시하는 CD 91일물 수익률을 추종하는 국내 첫 금리형 ETF 상품이다. 매일 이자가 복리로 쌓이고 은행 예금과 달리 쉽게 현금화할 수 있어 은행 통장을 대체하는 ‘파킹형(보관형) ETF’로 주목받고 있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뿐 아니라 ETF 순자산 규모 상위 5위 안에 삼성자산운용의 금리형 ETF도 3위를 차지했다. KODEX KOFR금리액티브 ETF의 순자산은 지난 15일 기준 3조7058억원으로 나타났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주식형이 주도해온 국내 ETF 시장에 금리형이 처음 순자산 1위를 차지하면서 금리형이나 채권형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국내외 고금리 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형 ETF는 일반적 파킹통장이나 예·적금과 달리 복리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유휴 자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