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세액공제 금융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인형 IRP의 투자 선택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이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과 관련해 테스트베드 신청을 받고 있다. 내년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앞둔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기업들은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으로 올해 2분기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약 341조3438억원이다. 이 중 약 90%는 원리금 보장 상품에 머물고 있다.
원리금 보장에 집중됐던 만큼 저조한 수익률을 피할 수 없었던 퇴직연금은 사실상 방치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동안 핀테크 업계는 로보어드바이저의 퇴직연금 투자 일임을 허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는 장기 투자, 손실 방어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퇴직연금 관리 및 운용에 유리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컴퓨터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추천·운용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라는 점에서 낮은 수수료는 물론 모바일과 PC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개인형 IRP의 경우 연금저축 상품과 합산하거나 혹은 단독으로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직장인 대표 세테크 금융상품이다. 연간 납입 금액을 기준으로 세액공제율은 최대 16.5%다.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한 납입 금액은 다음 연도로 이월해 공제받을 수도 있다. 연금 수령 시점에 세금을 부과해 운용 기간 중 발생한 세금을 모두 재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개인형 IRP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IRP 계좌를 이용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를 허용하면서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투자 선택 범위 확대에 나섰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핀테크 기업들은 코스콤 테스트베드에 올릴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 개발로 분주한 모습이다. 빅데이터 분석 및 학습, 활용 등으로 컴퓨터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전략 등을 구현해내고 있는 파운트 역시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장기 투자, 손실 방어 등에 강한 특성상 노후를 대비한 금융상품인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며 “파운트는 그동안 쌓아온 금융 빅데이터 정제 및 분석, 머신러닝 등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퇴직연금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해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 및 관리를 아우르는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