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소비자들이 찾은 돌파구는 ‘중국발 이커머스’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은 유사한 품질이라면 보다 저렴한 상품으로 눈을 돌린다. 이러한 심리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의 국내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14일 모바일 시장분석 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앱 상위에 알리, 테무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같은 물건이라도 국내 온라인 쇼핑 업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500원, 1000원 등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중국 내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며 중간 유통 마진을 줄였기 때문이다. 배송도 예전만큼 보름 이상 걸리지 않는다. 국내 배송업체와의 제휴로 일주일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은 국내 기업들에게 큰 위협이다. 중국 상품을 저렴히 들여와 판매하던 국내 유통 업체는 물론 이들이 입점해있는 이커머스 모두에게 위기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다양한 가격대 구성, 직구 국가·상품 확대 등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앞으로도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크다.
뿐만 아니라 문화 침탈도 조심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리, 테무에서 ‘한복’을 검색하면 중국의 전통 의복 ‘한푸(漢服)’ 등이 결과로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이용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이런 논란에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우려를 표했다. 여전히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상품들을 판매하는 것도 지적했다.
결국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14일 국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지마켓, 네이버, 쿠팡, 11번가, SSG닷컴(쓱닷컴) 등 온라인 유통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어 해외 플랫폼 진출에 따른 국내 온라인 유통산업의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 관계자는 “플랫폼 생태계가 교란되기 전에 현황에 대한 업계의 고민을 들어봤다”고 전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