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연내 미니스톱 합병 시너지 기대…‘빅3’ 넘본다

서울 시내 세븐일레븐 편의점. 뉴시스

 4월부터 한국에서 미니스톱 간판을 볼 수 없다. 세븐일레븐에 합병된 미니스톱 브랜드 사용 기한이 이달 말일로 종료된다.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인수 후 통합관리(PMI) 비용 지출로 인해 지난해까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관련 작업이 마무리되는 올해부터는 서서히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022년 1월 3133억6700만원에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코리아세븐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같은 해 4월 양사 조직 통합 및 상품 일원화 작업을 진행해 ‘원 팀’을 완성했다.

 

 세븐일레븐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CU와 GS25를 바짝 추격하며 ‘빅3’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셈법을 굴렸다. 당시 3위를 넘보던 이마트24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됐다. 한국미니스톱은 인수 직전인 2021년 매출 4조2778억원, 점포 수 2600여개의 업계 5위 편의점 체인이었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인수로 1만3000여개 점포를 확보하게 됐다. 1만5000여개 점포를 거느리던 ‘양강’ CU와 GS25의 견제 대상으로 부상한 셈이다.

 

 코리아세븐은 그간 한국미니스톱을 자회사 롯데씨브이에스711를 통해 운영해왔다. 이를 통해 세븐일레븐과 한국미니스톱의 시스템을 일원화하고 미니스톱 간판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꿔 다는 작업을 이어왔다. 롯데씨브이에스711은 20일자로 코리아세븐에 흡수 합병돼 사라진다. 미니스톱 브랜드 사용 기한도 이달로 종료된다. 인수 직전 2600여개였던 미니스톱 점포는 현재 40~50여개만 남아있다. 나머지 점포의 전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코리아세븐 측 설명이다.

 

 하지만 코리아세븐은 내실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코리아세븐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 2022년 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도 영업이익 15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224억원을 기록했다. PMI에 따라 재무 부담이 높아진 탓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중으로 미니스톱을 100% 전환하고 나면 더 이상의 비용 투입이 필요 없어지는 만큼 반등을 기대해볼만 하다. 점포 수가 1만4000여개로 늘어나 현재 1만7000여개인 CU, GS25에 한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코리아세븐은 20년 넘게 롯데그룹에 몸담은 ‘재무통’ 강병훈 롯데지주 상무보를 재무부문장(CFO)으로 선임해 구원투수 역할을 맡겼다. 롯데가 세븐일레븐의 현금인출기(ATM) 사업부(구 롯데피에스넷) 매각에 나선 것도 재무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세븐일레븐은 공간이 비교적 넓은 기존 미니스톱 점포를 활용해 간편식 특화 플랫폼인 ‘푸드 드림’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오프라인 상품전시회를 열고 신상품과 사업전략을 대거 선보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과 전시회에 깜짝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PMI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도 “올해 중으로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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