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라이슈머(trysumer)’가 마케팅 타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라이슈머는 제품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체험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은 이들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세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방법은 다양하다. 팝업 스토어나 체험 부스처럼 고객이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만지고 다뤄볼 기회를 마련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제품 환불 및 교환 혜택을 파격적으로 제공해 제품 경험 장벽을 낮추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제품 체험 기회를 주고, 무료 샘플을 지원하는 프로모션도 성행하고 있다.
◆“이 안경, 일단 한번 써보세요”
3D 프린팅 안경 브랜드 브리즘은 고객들에게 맞춤 안경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부담없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45일 책임제’ 보증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자사 매장에서 맞춤 안경 구매 후 45일 내에 렌즈 초점 불량, 어지러움, 부적응 등 불편함은 물론 프레임 착용감, 디자인, 사이즈 등에 대한 주관적인 불만족 시 100% 교환·환불을 1회 지원한다.
박형진 브리즘 대표는 “일반적인 맞춤 상품도 교환·환불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서 ‘피팅이 완료된 기성 안경도 재판매가 어렵기에 불량이 아닌 이상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업계 상황에서 브리즘은 맞춤형 안경임에도 새로운 정책을 적용해 고객 만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즘은 사전 예약제로, 전문 아이케어 컨설턴트가 고객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맞춤형 안경 서비스를 제공한다.
◆“샘플 키트 먼저 써보세요”
모바일 뷰티 플랫폼 화해는 화장품 구매 전에 편리하게 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샘플 체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화해 어플리케이션(앱)의 ‘샘플 체험’ 탭에서 크림, 엔센스 등 스킨케어부터 블러셔, 립틴트 등 메이크업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 중 테스트 해보고 싶은 제품을 선택한 후 배송비만 결제하면 된다.
고객은 궁금했던 제품을 탐색해볼 수 있고, 기업은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실제로 샘플 체험을 한 고객이 2주일 이내 본품을 구매하는 비율은 최대 2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용품 플랫폼 펫프렌즈는 ‘맘마샘플’ 서비스를 운영하며 고객 체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맘마샘플은 반려동물의 사료나 간식 등을 구매하기 전 미리 소량의 제품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서비스다. 기호성이 중요한 펫푸드 특성상 반려동물이 섭취를 거부하거나 배변 활동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구매가 신중하다. 펫프렌즈는 처음 접하는 제품의 구매 결정을 고민하는 고객들을 위해 로얄캐닌, 더리얼, 내츄럴발란스 등 약 1000여 개의 샘플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VR, AI로 제품 미리 체험하세요”
보일러기업 경동나비엔은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가상 공간 ‘VR 나비엔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 특성상 전문가가 직접 설치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고객 체험 기회가 적었는데, 새로운 온라인 체험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기업은 설명했다.
VR 나비엔 하우스는 공식 쇼핑몰에 접속하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84㎡ 면적에 현관과 거실, 주방, 안방, 욕실 등으로 구성됐으며 초등학생 자녀 1명을 포함해 3인 가족이 거주하는 콘셉트로 공간별 제품이 배치돼있다. ‘나비엔 제품 연출 체험하기’를 누르면 제품 작동 원리도 시뮬레이션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에이블리는 온라인에서 가상 시착해 볼 수 있는 ‘쇼핑몰 전용 AI 프로필’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블리 어플리케이션(앱)에서 ‘AI 프로필 만들기’에 접속한 뒤 취향에 맞는 쇼핑몰을 선택하고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면 해당 쇼핑몰 모델과 동일한 착장의 프로필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