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체중감량 비결로 언급한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가 15일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할리우드 섹시 스타 킴 카다시안도 이를 통해 7㎏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다. 조찬호 청담셀의원 대표원장은 “GLP-1은 포도당 의존적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체중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며 “이를 주사하면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쉽게 배가 부르고 식욕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출시일부터 처방이 가능하진 못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가정의학과 관계자는 14일 “15일 위고비가 정식 출시되면 병원으로 배송되는데 2~3일이 소요되고 치료제가 배송되면 그 때부터 처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높은 감량 효과와 사용 편의성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품귀현상이다. 이를 지속 투여하고 싶어도 물량이 부족하다.
미국에서는 ‘위고비로 체중을 잘 감량하고 있는데, 재고 부족으로 주사를 맞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불안하다’고 토로하는 의료소비자의 사연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병원별 배정 물량이 적어 도입 초기부터 물량 전쟁이 예상된다.
서울에서 비만‧미용 클리닉을 운영하는 한 의료진은 “우리 병원의 경우 용량별로 2개씩만 들어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위고비를 확보했다’는 소식을 SNS 등을 통해 전하는 병원은 증가세다. ‘비만 게임 체인저’로 여겨지는 위고비인 만큼 이를 확보했다는 것 자체가 마케팅이 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의료소비자에게 ‘일단 예약금을 넣고 보자’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날씬해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최근 “위고비는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고 강조했다.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기적의 비만약’에도 부작용은 존재한다. 위고비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두통, 위장관질환,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을 겪을 수 있다. 임신 계획 2개월 전 중단해야 하며, 불안정한 당뇨망막병증을 가진 사람도 피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