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은행 연체율 0.53%로 69개월 만에 최고치…‘고금리·경기침체 영향’

-‘고금리·경기침체 영향’…코로나19 이후 증가세
-대기업 제외 전 분야 증가…기업대출 0.09%p↑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를 나타내는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 코로나19가 종료된 이후에도 증가하면서 6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8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은행 연체율은 0.53%를 기록해 전월말(0.47%) 대비 0.06%포인트 뛰었다. 이는 전년 동월 말(0.43%) 대비 0.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은행 연체율은 코로나19 종료 이후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년 6월 0.20%까지 내려갔다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영향에 따라 부실 대출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8월 연체율은 지난 2018년 11월 0.60%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8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3조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상승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000억원 줄어들었다. 신규연체율은 0.13%를 기록해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부문별로 대기업대출을 뺀 전 분야에서 연체율이 뛰었다. 8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62%로 전월말(0.53%) 대비 0.09%포인트 올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05%)은 전월 말과 같았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78%)은 전월말(0.67%) 대비 0.11%포인트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중 중소법인 연체율(0.84%)은 전월 말(0.71%)과 비교해 0.13%포인트 올랐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70%)은 전월 말(0.61%)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 말(0.38%)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0.26%)은 전월 말(0.25%)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이 밖에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0.82%)은 전월 말(0.76%)에 비해선 0.06%포인트 늘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이전 10년 간의 국내은행 연체율 평균이 0.78%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 시점의 연체율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금감원은 은행권에 상·매각 등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와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당부하고 연체 우려차주 등에 대한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국내 은행의 연체율 상승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의 건전성 악화가 점차 둔해지는 가운데, 보다 경기에 민감한 법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신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해당 차주들의 연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러한 신규 연체의 증가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며 "추후 법인 중소기업 차주의 연체율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시점에 업종 전반의 건전성 우려 또한 정점에서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은행업종의 연체율 상승 추세가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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