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냐, 트럼프냐…韓 주요 산업 영향은] 보호무역 강화 VS 동맹 중시...누가 돼도 자국 우선주의 심화

- 트럼프 관세 인상∙대중 제재
- 반도체∙철강 등 수출에 타격
- 해리스 혁신기술 기업 협력 ↑
- 바이오∙방산 분야 긍정 영향

주요 산업의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주요 영향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박빙의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 이번 미국 대선 결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당선된 후보의 정책에 따라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한국 경제는 전방위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후보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함께 대중국 제재 강화, 관세 인상, 공급망 재편 등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되더라도 전반적인 미국 경제 정책의 방향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트럼프 당선 시 그 방향성의 정도가 좀 더 심해질 전망이다. 반면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미 간 자유무역을 좀 더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와 철강 등 주요 제조업 수출에도 제약이 예상된다. 트럼프 후보는 외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지원법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에 투자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지원 혜택이 줄어들거나 투자 요건이 강화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또한 트럼프 후보는 무역확장법 232조 강화를 통해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혀 철강 업계의 쿼터 축소 가능성도 커졌다. 반면 해리스 후보 당선 시에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국내 혁신기술과 관련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 관련 기업에는 수출은 물론, 수익성 강화에도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어느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산업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전환을 목표로 글로벌 무역을 블록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 반도체와 전자 부품 산업에도 배타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반면 해리스 후보가 되면 한국 반도체와 첨단 부품 및 기술 기업의 미국 내 공장 유치와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우리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해리스든, 트럼프든 크게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지지로 인해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이 법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바이오 기업을 제재하는 법안으로,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접근을 제한한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한국 바이오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품질관리와 가격 경쟁력 확보, 장기적 설비 확충이 필요하다.

 

 방산 분야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후보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축소하겠다고 밝히며 각국의 국방비 지출 증대를 유도할 수 있다. 이는 한국 방산 기업들이 미국뿐 아니라 제3국 시장에서도 수출 기회를 확대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자국 방산 보호 기조가 한국과의 무기체계 공동 개발 및 방산 협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해리스 후보가 되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국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면서 한국 방산업체의 수출 활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정부는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9일 통상정책자문위원회를 열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하며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허윤 통상정책자문위원장(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산업부가 기업들과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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