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아의 역할은 단순히 음식을 씹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치아가 손상돼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면 소화 능력과 식욕이 저하되고,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신 질환에 취약해지기 쉽다. 실제로 치아 개수가 줄어들수록 치매, 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구강암 등 다양한 전신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치아는 한번 손상이 되면 재생이 되지 않는다. 방치할 경우 손상이 가속화돼 자칫 치아를 상실하게 될 수 있다. 치아가 손상됐거나 상실했다면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치아는 법랑질, 상아질, 치수로 구성돼 있으며, 법랑질과 상아질은 경조직, 신경과 혈관으로 구성된 치수는 연조직이다. 충치, 외상 등으로 치수가 손상되거나 염증이 발생할 경우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치아 손상이나 충치 진행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간단한 치료만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이미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자세한 검사를 해야 한다. 심한 충치라면 치아가 흔들리다가 탈락되거나, 자연치아를 사용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치아를 상실했다면 임플란트, 틀니 등의 치료로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치아의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는 만큼, 보존적 치료인 신경치료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신경치료라고 부르는 근관치료는 치아 내부의 신경, 혈관 등이 포함된 치수 조직이 감염되거나 손상됐을 때 시행한다. 이는 자연치아를 보존하는 가장 중요한 치료 중 하나로, 기존 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근관치료를 하고 난 이후 치수 조직이 제거되면 치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도 함께 제거돼 치아가 쉽게 부러지거나 깨질 수 있어 보철 치료를 해야 한다. 치수 조직 제거 후 치아 내부를 깨끗하게 소독해 생체 친화적인 재료로 비어 있는 공간을 채워 넣는 것이다.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지만 치아의 상아질이 상당 부분 제거가 되므로 기존 치아와 비슷한 강도의 단단한 보철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크라운을 씌우게 되는데 금, 지르코니아 등을 사용한다.
치료 이후에도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치료 부위 상태를 점검하고, 충치가 재발하지 않았는지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신경치료가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지만, 무엇보다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올바른 구강관리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찬희 데일리치과 원장은 “자신의 자연치아를 가급적 오래 사용하는 것이 치과 치료에서 중요한 만큼 무분별한 과잉진료보다는 보철치료, 신경치료 등으로 치아 보존을 하는 곳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정기적인 구강 검진, 올바른 구강 관리 습관을 유지하여 조기에 문제를 발견해 충치를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