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깜짝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급반등했다.
먼저 미국 뉴욕증시는 폭등했다. 1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2962.86포인트(7.87%) 급등한 4만608.45에 마감했다.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74.13포인트(9.52%) 오른 5456.90에 거래를 마쳤다. 무려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세 번째 높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857.92포인트(12.25%) 폭등한 1만7124.97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001년 1월 이후 최대이자 역대 두 번째 상승폭이다.
국내 증시도 6%대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1.36포인트(6.60%) 오른 2445.06으로, 코스닥은 38.40포인트(5.97%) 오른 681.7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2300선 붕괴 하루 만에 2440선을 회복했다.
특히 개장 6분 만에 코스피200선물 급등으로 프로그램 매매 매수 호가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한 데 이어 코스닥에서도 코스닥150선물 급등으로 8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가격이 기준 가격보다 5% 이상 상승해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매 매수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적이 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안도랠리를 보였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2% 오른 3만4353.17로 오전 장을 마쳤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최종 9.13% 올라 3만4609.00에 마감했다. 중화권 증시는 관세 유예 대상에서 제외된 중국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2% 오른 3225.71에, 홍콩 항셍지수는 2.93% 오른 2만859.45에 최종 거래됐다. 대만 가권 지수도 1만9000.03로 전 거래일보다 9.25%나 올랐다.
1500원을 눈앞에 뒀던 원·달러 환율은 하루 사이 40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38.1원 급락한 1446.0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1450원선에서 계속 머무르다가 최종 27.7원 떨어진 1456.4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도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탔다. 비트코인 1개 가격은 8.33% 오른 8만3337달러(1억2121만원)에 거래됐다. 8만 달러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8일 이후 이틀만으로, 전날 7만40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10% 넘게 상승했다. 이더리움(1666달러)은 13.97% 올랐고, 엑스알피(리플·2.07달러)는 15.33% 급등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