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신약이 줄지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돈다. 신약 개발의 최종 관문으로 여겨지는 ‘임상 3상’의 승인 건수가 최근 급증한 것이다.
15일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승인 완료된 임상 3상은 36건으로, 지난 2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2023년 1분기 1건, 지난해 1분기 3건에 그치다 올해 크게 늘었다. 개발 지역별로 보면 국내 개발이 8건, 국외 개발이 28건이다. 지난해 임상 3상 국내 개발은 전무했다.
임상 3상은 약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최종 점검하는 단계다. 상용화 전 마지막 검증이 이뤄지기에 전체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비용이 투입되는 순서이기도 하다.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CT-P13SC), 현대약품의 ‘HODO-2224-1’과 ‘HODO-224-2’도 올해 1분기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개발 중인 신약명은 보통 제약·바이오사의 회사명 스펠링이 머리에 들어간다.
CT-P13SC는 기존 요법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인 중등동·중증의 활동성 크론병 소아 환자 243명을 대상으로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 중이다. 임상 예상 기간은 2027년 12월까지다.
HODO-2224-1과 HODO-2224-2는 본태성 고혈압과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동반한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두 신약을 병용 투여했을 때 유효성과 안전성을 2028년 10월까지 비교 평가할 계획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 승인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신약 개발에 고무적”이라며 “통상 3상은 2상에 비해 수월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상 2상은 약효와 부작용 등을 본격 평가하는 단계다. 그렇다고 임상 3상 승인이 신약 상용화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임상 3상에 착수하더라도 신약 허가 신청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60%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신물질 발굴, 비임상·임상시험 등 연구개발을 통해 식약처 허가를 받은 새로운 약품은 국산신약 칭호를 얻는다. 1999년 7월 SK케미칼의 항암제(선플라주)를 시작으로 이달 9일 GC녹십자의 탄저백신(배리트락스주)이 39호로 이름 올렸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