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급여력비율 작년 206.7%로 건전성 악화돼

금융감독원. 뉴시스

 

지난해 보험사의 지급여력(킥스·K-ICS)비율은 206.7%로 전분기 대비 11.6%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내어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경영상태 지표가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2024년 12월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과조치 후 킥스 비율은 생명보험사 203.4%, 손해보험사 211.0%로 전분기 말 대비 각각 8.3%포인트, 16.0%포인트 감소했다.  킥스는 가용자본에서 요구자본을 나눈 값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킥스비율을 150%로 권고하고 있다. 이 비율에 근접하거나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는 ▲ABL생명(153.7%) ▲동양생명(155.5%)  ▲푸본현대생명(157.3%) ▲KDB생명(158.2%) ▲MG손보(4.1%) ▲롯데손보(154.6%) ▲하나손보(154.9%)  ▲캐롯손보(156.2%) ▲현대해상(157%) ▲신한EZ손보(159.2%) 등으로 나타났다.

 

경과조치는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라 지급여력비율이 안정적으로 안착할 때까지 신규위험액 측정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한 조치다.

 

킥스비율이 변동된 주요 원인은 가용가본이 감소한 동시에 요구자본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경과조치 후 가용자본은 248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0조8000억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7000억원) 시현 및 자본성 증권 발행(3조3000억원) 등으로 가용자본이 일부 증가했으나, 금리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6조2000억원)와 결산배당 효과(-4조8000억원)로 감소한 가용자본이 더 컸다. 

 

요구자본은 120조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보장성 판매 확대 등으로 장해·질병위험액이 증가(2조8000억원)하고, 투자자산 확대로 주식 8000억원, 부동산 7000억원으로 각각 위험액이 증가했다. 

지급여력비율 변동 추이. 금감원 제공

금감원은 금리변동 관리를 위한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정교화와 리스크 중심의 전사적 의사결정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회사의 자본관리는 ALM이 핵심으로 최근 기준금리 인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중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 듀레이션(자산·부채 만기구조)이 자산보다 크게 증가함에도 일부 보험사는 만기가 긴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등 ALM 관리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금감원은 “ALM 관리 수준이 미흡한 보험사의 금리위험 대응능력 제고를 유도해 자본 변동성 확대를 방지하는 한편, 회사별 듀레이션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현재 시점에서 추정한 미래의 이익을 의미하나, 그에 수반되는 리스크(요구자본)은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CSM 확보를 위해 위험 대비 수익이 낮은 보장성 상품을 판매하면 요구자본이 크게 증가해 킥스비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감원은 “보험사 경영실태평가시 종합적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회사별 리스크 특성에 기반한 취약 부문 대응방안을 마련토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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