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분사들이 밀가루를 6년간 담합해 판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판을 받게 됐다. 공정위는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릴지도 심의한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사(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가 2019년 11월∼지난해 10월까지 국내 기업간거래(B2B)에서 반복적으로 밀가루 판매 가격 및 물량배분을 밀약한 혐의를 전원회의에서 심의하기로 했다고 20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날 불공정행위 의혹 사건 처리에 쏠리는 높은 관심 속에 전원회의 심의가완료 안 된 사건을 처음으로 공개 브리핑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이 밀가루 가격을 짬짜미하고 거래 물량을 제한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를 담은 심사 보고서를 전날 전원회의에 제출하고 각 제분사에도 보냈다. 지난해 10월 조사를 시작한 지 약 4개월 반 만이다.
공정위 심판대에 오르는 제분 7사 2024년 기준 국내 B2B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했다. 심사관은 담합 행위에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 규모는 5조8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산정했다.
심사 보고서에는 이들의 담합이 중대한 위법 행위라서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담겼다. 특히 각 제분사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려달라는 의견도 포함됐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생과 밀접한 품목에는 실효적인 행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적극적으로 경쟁을 회복하는 조치로서 가격 재결정 명령을 (심사보고서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심사관이 확보한 증거 자료를 각 제분사가 열람·복사할 기회를 제공하고, 당사자들의 서면 의견을 받은 후 주병기 위원장이 주재하는 전원회의에서 심의, 판단한다.
향후 공정위는 담합 판단이 나오면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심사관이 추산한 관련 매출액에 최대 비율을 단순 적용하면 1조1600억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밀가루 담합 사건이 민생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법령에 규정된 피심인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열고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