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중단된 국내 사형 집행…유영철·강호순 늙어간다

서울남부교도소. 사진=뉴시스
서울남부교도소. 사진=뉴시스

국내 사형 집행이 30년 가까이 중단된 가운데 현재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사형수는 52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8.7세다.


6일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교정시설에 수감된 미집행 사형수는 52명이다.


각각 20명과 10명의 목숨을 빼앗은 유영철과 강호순도 사형 집행이 유예된 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사형 확정자의 평균 연령은 58.7세로 60세 이상(60대 10명·70대 7명)이 32.7%를 차지하고 있다. 50대가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5명, 30대가 1명이었다. 20대는 한 명도 없다.


사형수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교정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2024년에는 '보성 어부 연쇄살인 사건'의 오종근이 지병을 앓다 87세의 나이로 숨졌다. 올해 3월에도 조직원과 그의 연인을 살해한 '안양AP파' 이우철이 광주교도소에서 암투병 중 숨졌다.


한국은 김영삼 정부 마지막 해인 1997년 12월 30일 지존파 조직원 등 23명을 처형한 뒤 30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국제엠네스티는 2007년부터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1992년 강원 원주 종교시설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한 원언식은 35년째 교정시설에 구금돼 '국내 최장기 사형수'가 됐다. 가장 최근 사형이 확정된 인물은 2014년 강원 고성군의 육군 22사단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임도빈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살해한 장윤기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해 유족들의 반발을 샀다. 검찰은 장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무기징역이 오랜 기간 사형 선고를 자제해왔던 여러 동종 선례와의 비례 균형에 부합한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사형제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세 번째 헌법소원을 접수했으나 8년째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헌법소원을 낸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법의 이름으로 집행되더라도 인간의 생명만큼은 함부로 다룰 수 없다"며 "학계에서는 이미 오랜 연구를 통해 사형제가 범죄 억제력에 결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여러 차례 발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사형제의 대안으로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윤기 사건 1심 재판부도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형법 72조에 따르면 무기수도 20년 이상 복역하면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교화 가능성이 사라지고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2023년 절대적 종신형을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대법원 등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조은애 기자 eun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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