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거부 논란과 배달 플랫폼의 불공정거래 관행 등 사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주요 쟁점으로 올랐다. 특히 공정위의 조사 권한과 관련해서는 정무위 차원에서 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여야는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쿠팡이 공정위 현장조사를 거부한 것을 두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이 미국에서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 내에서 공정위의 법 집행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이면 다른 유통사들도 똑같이 그런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굉장히 나쁜 선례 1호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무위 차원의 결의문 또는 정무위원장 명의의 논평이라든지 아니면 여야 간사 명의의 논평이라도 내서 국회에서도 이 부분을 아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에 기업이 거부해 공정위 현장 조사가 무산된 것은 처음”이라며 “쿠팡이 국내에서 엄청난 이익과 온갖 혜택을 얻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리할 때만 미국 기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서 책임을 다하려고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무위가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여야가 하나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필요하다면 입법적 부분도 탄탄히 해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상당히 무겁게 보고 있다”며 “공정위의 조사권 집행이 정지된다면 경제적 약자의 최후의 보루인 공정거래법 관련 법률의 집행이 불가능해진다”고 언급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 8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의 현장조사에 불응해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낸 바 있다. 이에 서울고법은 지난달 “현장조사 결정으로 신청인(쿠팡)에게 발생할 불이익에 비해 그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며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의 불공정 관행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영업자 단체가 지난해 국감 지적 과제의 개선 여부를 추적한 자료를 제시하며 “완전히 해결된 사안은 1건도 없고 75%는 오히려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배민이 할인쿠폰을 배달팁 차감 방식으로 전환한 점과, 쿠팡이츠가 선환불 정책으로 점주에게 책임이 없는 경우에도 환불 비용을 음식값에서 차감하는 점도 지적했다. 배민 측의 배달 지연으로 발생한 소비자 불만이 음식점의 낮은 별점으로 이어지는 등 플랫폼의 책임이 입점업체에 전가되는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GS리테일이 납품업체에 특정 벤더(중간 유통업체)를 거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주 위원장은 “벤더를 이용해서 불이익을 강요했는지 파악해 봐야 할 것 같다. 불이익을 강요했다면 법 위반 소지가 충분하다”며 “계열사나 동일인 친족 지분이 있는지도 확인해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하겠다”고 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