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모델보다 문맥이 핵심”…지멘스, ‘ICX' 통해 AI 확장 나선다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커넥트 2026 개최
"조선·반도체 韓 주요 산업군에 ICX 적극 공급"

13일 서울 역삼동 한 호텔에서 열린 지멘스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커넥트 2026 행사에서 이수아 지멘스 부사장, 톰 데 그루트 지멘스 디렉터, 사이먼 게린 지멘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현승 기자

 

 “투자 대비 수익 전환이 더디다고 느끼는 이유는 인공지능(AI) 모델만의 문제라기보다 컨텍스트(문맥)·액션·거버넌스가 결여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멘스는 ICX(Intelligence Center X)를 통해 이 공백을 메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합니다.”

 

 지멘스가 산업용 AI 신규 플랫폼인 ICX를 앞세워 제조 AI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제조 현장의 데이터 맥락과 지식그래프, 강력한 보안·거버넌스를 결합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멘스는 13일 서울 역삼동 한 호텔에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커넥트 2026을 개최하고, 기업의 AI 애플리케이션 확장을 위한 ICX의 특장점을 소개했다.

 

 우선 사이먼 게린 지멘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행사에서 “AI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중지하는 건 모델에서 나오는 결괏값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문제는 모델이 아닌 컨텍스트다. AI가 맥락을 이해하는 순간, 답변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복잡성은 AI 도입을 미룰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 작게 시작해야 할 근거”라며 “고가치 영역을 선정해 자체 데이터로 파일럿을 검증하고, 지식그래프 인프라를 구축해두면 이후 추가되는 AI 에이전트나 워크플로의 한계 비용은 급격히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다음 발표를 맡은 톰 데 그루트 지멘스 디렉터는 ICX의 역량이 고도로 복잡한 제조 환경을 갖춘 한국 시장에서 큰 진가를 발휘할 거라고 전망했다. 그루트 디렉터는 “반도체(메모리·HBM), 조선, 배터리,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등 한국의 6대 핵심 산업을 집중 타깃으로 삼고 ICX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권, 정부 기관 등 데이터 통합이 필요한 여타 분야까지 ICX 타깃으로 꼽았다.

 

 실제로 국내 산업계와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수아 지멘스 부사장은 “HD현대 등 주요 기업을 비롯해 국내 반도체, 전자·전기, 배터리 대표 기업들과 올해 특정 소규모 시나리오로 기술을 검증하는 과정을 진행 중인데, 내년엔 본격적인 AI프로젝트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현황도 공유했다. 이 부사장은 “지멘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비롯해 국내 여럿 로봇회사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부사장은 폭스콘이 멕시코에 짓고 있는 AI팩토리를 예로 들며 “지멘스가 지닌 제조기술과 엔비디아의 로봇기술이 합쳐진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의 오후 세션에선 김대식 KAIST 교수가 ‘AGI 시대: 리터러시와 리더십’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맡았다. 김 교수는 “과거 프롬프트 스킬, AI 도구 활용 중심이었던 AI 활용 역량의 초점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라면서 “올해부터는 최대한 많은 에이전트를 병렬로 돌려 대신 일하게 하는 능력이 최상위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의 토큰 사용량이 급증한 게 이러한 트렌트를 방증한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전체 토큰 사용량의 80%를 사용하는 등 토큰 소비의 주도권이 에이전트로 넘어갔다”면서 “이는 온라인 생태계의 트래픽·거버넌스의 전제가 인간 중심에서 에이전트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대식 KAIST 교수가 ‘AGI 시대: 리터러시와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오현승 기자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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