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의 끝이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신차 판매량과 중고 전기차 판매량이 모두 늘어나고 있다. 유류비 부담이 심화하면서 전기차를 구매하는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1∼9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은 29만6801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74.8%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차,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차 판매가 일제히 줄어든 상황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가 EV5·EV4·PV5를 앞세워 지난해보다 112.3% 많은 10만4370대의 전기차를 팔았고, 수입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모델Y·모델3에 힘입어 104.4% 증가한 8만9148대를 판매했다.
업계에선 국내 자동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전기차로 넘어가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동 전쟁 이후 휘발유·경유 가격이 폭증하면서 고유가에 부담을 느껴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3분기(1∼9월)까지 중고차 전체 실거래 대수는 167만1620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3.6% 줄며 역성장했지만, 전기차 실거래대수는 5만550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8857대)보다 42.8% 늘었다. 휘발유(-8.6%), 경유(-17.2%), LPG(-26.6%)는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거래량 5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3분기까지 5만5000대를 웃돌아 사성 첫 연간 7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시장에서 전동화 차량 비중이 높아진 데다 신차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중고 전기차를 선택하면서 거래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