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2030세대가 치솟는 전셋값과 불투명한 결혼식 비용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신혼집 마련 부담은 10년 전보다 크게 불어났고,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시장에선 계약 뒤 추가금이 줄줄이 붙는 관행은 여전하다.
◆10년 새 전셋값 1.8배…청년 주거비 두 자릿수 증가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74% 올랐다. 9월 기준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성북구 아파트 전셋값이 1.37% 오르는 등 비교적 저렴한 외곽 지역이 상승을 주도하면서 ‘싼 전세’를 찾던 신혼부부의 선택지도 좁아졌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규제와 고금리에도 매물이 부족해 전세와 월세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상승 압력이 6억원 미만 전세와 월세로 번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수준도 10년 전과는 딴판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2898만원으로, 처음 4억원을 넘어선 2016년 3월(4억244만원)보다 81%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6년 6월 5억6292만원에서 올해 8월 16억739만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실제 지출도 늘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9세 이하 가구주 가구의 월평균 주거비는 21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12.9%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월평균 소득은 514만6000원으로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본가’는 미끼…원본비·피팅비·얼리스타트비 줄줄이 붙어
결혼식 비용도 만만찮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결혼비용 보고서를 보면 신혼부부 평균 결혼비용은 2016년 2억7400만원에서 2025년 3억6173만원으로 32% 늘었다. 신혼집 비용이 1억9174만원에서 3억408만원으로 59% 뛰며 상승을 이끌었다. 웨딩패키지(스드메) 비용도 344만원에서 441만원으로 28% 올랐다.
문제는 ‘부르는 게 값’인 가격 구조다. 업체들은 사진 촬영이나 드레스 대여만 기본 가격에 넣고 사진 원본 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이른 아침 메이크업에 붙는 얼리스타트비 등을 별도로 받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11월 결혼준비대행업체 18곳의 약관을 고쳐 이런 필수 항목을 기본 서비스에 포함하도록 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8월 20개 업체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19곳(95%)이 여전히 사진 파일 구입비·드레스 피팅비 등을 별도 항목으로 두고 있었다.
◆예식비만 2000만원 넘어…수도권은 2700만원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결혼식장과 스드메 패키지를 합한 결혼서비스 전국 평균 비용은 2139만원이었다. 수도권 평균은 2742만원으로 비수도권(1574만원)보다 1168만원 비쌌다.
예식 시기에 따라서도 부담이 갈린다. 소비자원이 지난 8월 발표한 시기별 분석에선 4월 예식 평균 비용이 2238만원으로 1월(1913만원)보다 325만원 비쌌다. 성수기(3~6월, 9~12월) 평균은 2156만원으로 비수기(1954만원)보다 202만원 높았다.
비용을 줄이려 스튜디오 촬영을 빼고 드레스·메이크업만 계약하는 ‘드메’ 비중은 지난해 4월 11.0%에서 올해 6월 19.2%로 늘었다. 전셋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예식비까지 2000만원을 웃돌면서 청년층의 결혼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