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1년…통일펀드 찬밥신세

수익률 미미·설정액 증가 기대난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대북 수혜주에 주로 투자하는 '통일펀드'가 상승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수혜 종목에 투자하는 이른바 '통일펀드'가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다.

 

북미 화해무드가 조성된 2018년 말에 견줘보면 수익률과 설정액 모두 저조한 실정인 데다 미래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21일 KG제로인와 한국포스증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영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1년 수익률은 -5.65%다. 설정규모도 54억 원에 불과하다. 이 펀드는 과거 이른바 '1호 통일펀드'로 관심을 모았다. 3개월 수익률은 1.33%, 3년 수익률은 4.48%에 그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 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의 1년 수익률은 1.95%다. 3개월 수익률과 3년 수익률은 각각 3.12%, 5.73%이다. 

 

여타 통일펀드도 수익률이 변변치 않다. 'BNK 브레이브뉴코리아증권투자신탁1호(주식)', '하나UBS그레이터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 '브이아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증권(주식)', 'KB 한반도신성장증권투자신탁(주식)' 등의 1년 수익률은 -1.39%에서 3.0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설정규모도 감소추세다. 2018년 말 통일펀드 설정액은 1600억 원 수준이었는데, 이 규모는 최근 30%가량 줄었다.

 

'삼성 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와 '하나UBS 그레이터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설정액이 각각 395억 원, 236억 원으로 그나마 규모가 큰 편이다. 여타 통일펀드의 설정규모는 20억~60억 원에 그친다.

 

통일펀드가 '무늬만 통일펀드'라는 지적도 있다. 철도·가스·금강산 관광·개성공단 등 남북경제협력 관련 종목의 편입 비중이 미미해서다. 통일펀드 이름을 내건 대부분의 펀드가 국내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삼성 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의 펀드 내 종목 비중은 삼성전자가 22.94%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현대모비스(4.68%), SK하이닉스(4.39%), SK텔레콤(2.72%) 순이었다. 'KB 한반도신성장증권투자신탁(주식)' 역시 삼성전자(21.93%)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

 

브이아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증권(주식)'도 '삼성전자(6.67%)와 삼성전자 우선주(5.16%) 비중이 11.83%나 됐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 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편입 종목 비중은 삼성전자(16.99%), 삼성물산(2.27%), LS(2.08%), 현대차(1.91%), 현대모비스(1.81%)순이었다.

 

통일 관련주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통일펀드 포트폴리오 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5.38%를 기록했는데, 이는 통일펀드의 수익률을 방어하는 데 기여했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남북경헙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 커졌다"며 "자연스레 통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식었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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