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예탁금 40조 “사상 최대“…투자시 신중해야

그래픽=권소화 기자. 출처=금융투자협회 

[세계비즈=안재성 기자]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노린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4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39조8667억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지난해말 27조원 수준이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올해 1월말 28조7000억원, 2월말 31조2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그만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증권시장을 보면서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달 23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1482.46으로 올해 들어 32.5%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443.76으로 33.8%나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저금리 장기화와 고강도 부동산 규제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폭락 사태를 기회로 보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급등락 장세에서는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의 진정 여부와 더불어 경제지표 급랭과 기업실적의 큰 폭 하향 조정이라는 사후 확인 단계가 남아 있다”며 “아직은 리스크관리에 방점을 두고 기간과 가격조정 상황을 살펴보는 게 낫다”고 권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의 빚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신용용자 잔고는 최근 급감해 7조원 선을 밑돌고 있다. 이달 23일 현재 신용융자 잔고는 6조7673억원으로 2016년 12월 22일(6조7546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다.

 

신용융자 잔고는 이달 12일 10조원 수준에서 계속 감소해 17일(8조5422억원) 9조원 선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19일(7조8천283억원) 8조원 선이 붕괴했고 23일 7조원 선마저 무너졌다. 이는 주가 폭락으로 반대매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최근 코로나19로 폭락장이 이어지자 급증했다. 이달 19일 반대매매 금액은 261억원으로 유럽 재정위기 당시인 2011년 8월 9일(311억원)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달 23일에는 210억원이었다.  반대매매가 증가하면 소위 '깡통계좌'가 속출할 우려가 커지게 된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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