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디지털 전환 추진…오픈뱅킹 성공할까

카드업계가 연내 오픈뱅킹 참여를 위해 여신금융협회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오픈뱅킹’을 준비하는 카드업계가 애플리케이션 ‘문’을 활짝 열고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연내 오픈뱅킹 참여를 위해 여신금융협회와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오픈뱅킹 운용기관인 금융결제원과 관련 가이드라인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 송금 및 결제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시중은행과 핀테크 업체로 국한해 서비스를 시작했고, 점차 제2금융권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지난달 카드사, 저축은행의 오픈뱅킹 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오픈뱅킹은 6월 말 기준 가입자 수는 4096만명, 계좌등록은 6588건에 달할 정도로 호응도가 뜨겁다.

 

카드업계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우선 카드대금 출금과 가맹점 대금 이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라 고민이 깊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오픈뱅킹을 활용하면 출금 및 대금 이체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다.

 

카드 고객 입장에서도 하나의 앱으로 각종 카드사의 포인트 혜택 등을 비교 및 교차해서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제1, 2금융을 넘나들며 금융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편의성이 생긴다. 타 금융사와의 연동을 통해 종합금융 창구가 생기는 것으로 플랫폼 확장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나의 무기를 장착하는 셈이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비대면 온라인 간편 결제가 유통 및 제조 업계를 중심으로 잠식하고 있다.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감소했지만, 온라인 간편 결제 및 카드 기반 전자결제는 급증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빅테크’로 불리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과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카드사가 오픈뱅킹을 시작하면 플랫폼의 확장은 물론 차후 마이데이터 사업 등까지 점진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물론 선결 과제도 많다. 금융 공용망이라고 할 수 있는 오픈뱅킹망을 사용하는 비용 분담, 개방형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오픈API) 사용 수수료를 둘러싼 핀테크사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 이 때문에 카드사의 오픈뱅킹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핀테크 및 빅테크와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기존 인프라에 카드 빅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디지털 결제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라며 “오픈뱅킹이 첫 단추인 셈이다. 그래야 추후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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