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상후 상한가 무너진 ‘빅히트’, 향후 주가 향방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박태진 제이피모간 서울지점 대표이사, 박지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HQ CEO, 윤석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CEO,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사진=뉴스1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도달) 후 상한가가 바로 풀리며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주가 움직임이 일부 아티스트에 의존하는 엔터주의 한계라고 분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빅히트는 오전 10시 40분 현재 29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시초가인 27만원보다 10.37% 오른 수준이다.

 

상장 직후 시초가가 공모가(13만5000원) 2배인 27만원에 형성된 후 장 초반 가격제한폭인 35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따상을 기록했지만, 약 7분 뒤 상한가가 풀려 주가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30만원 초반을 달리던 주가는 29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다만 거래량은 급증하고 있다. 이날 9시 개장 후 8분 만에 100만주가 넘는 물량이 거래되고 있다. 이날 빅히트의 유통가능 주식 수가 670만726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도 가능 주식 수의 20% 넘는 물량이 출회되고 있는 것이다. 기관들과 주요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시간이 갈수록 많은 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는 ‘따상’ 기준 시가총액 11조8800억원, 코스피 시총 순위 27위로 거래를 시작했다. 상한가가 풀린 후에는 시총 10조원대 안팎을 유지하며 코스피 30위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SK바이오팜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성한 카카오게임즈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빅히트 공모주 투자자를 분석한 결과 30·40대가 절반 이상인 5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60대 이상 투자자 비중은 17%를 기록했지만 청약 금액 비중은 33%로 나타나 큰손 임을 입증했다.

 

증권가에선 빅히트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후 기대 이상의 시세 상승은 이루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상장 첫날 ‘따상’, ‘따상상’(상장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빅히트가 카카오게임즈보다 파급력이 낮은 가장 큰 이유로 소속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군대 문제를 꼽았다. 

 

BTS 멤버들은 2022년부터 군대에 간다. 빅히트는 올해 6월 만료 예정이었던 BTS 계약 기간을 2024년 말까지 미리 연장했다. 시장에서는 재계약을 하면서 BTS 멤버가 가져가는 수익 배분 비율이 이전보다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빅히트의 BTS 매출 의존도는 90% 안팎에 달한다. 빅히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BTS 관련 매출이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

 

빅히트의 적정 주가에 대해 증권사들도 다양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빅히트의 목표주가로 각각 26만원, 21만2000원을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은 26만4000원, 메리츠증권은 16만원, IBK투자증권은 24만원, 유안타증권은 29만6000원, 하나금융투자는 가장 높은 38만원을 적정가격으로 제시했다.

 

빅히트 목표주가를 가장 낮게 책정한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는 2021년을 대상으로 산정한 수치”라며 “2021년을 선택한 이유는 아티스트 재계약, 군입대 등 스케줄을 고려할 경우 이익 성장이 마무리 지어질 시기로 전망되기 때문”이라 말했다. 

 

목표주가를 가장 높게 제시한 하나금융투자는 “글로벌 1위 아티스트인 BTS의 유니버스 가치와 온라인 디즈니랜드인 ‘위버스’ 플랫폼과 결합될 시너지, 빅히트가 글로벌 음악 산업의 혁신 그 자체임은 감안한 벨류에이션”이라고 전망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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