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포인트 서비스 확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형평성’

사진=카카오페이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카카오페이가 송금, 투자, 보험, 대출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묶어 현금처럼 상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카드업계에 가해지는 마케팅 규제에 비해 불공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등 금융권에서는 “이자와 형태와 다를 뿐 개념은 같다”라며 “마케팅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이처럼 리워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앞두고 데이터 확보와 이용자 록인(Rock-in)효과를 위해 포인트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알 리워드’를 통해 결제시 카카오페이머니를 지급하거나, 업종별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제공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포인트 서비스는 결제에 국한하지 않고, 송금·투자·보험·대출 등 모든 금융서비스에서 포인트를 지급한다. 기존 혜택을 확대한다는 개념이다. 이 포인트 역시 결제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만원 상품을 구매할 경우 카카오페이머니 9000원과 페이포인트 1000P로 결제하는 개념이다.

 

카카오페이가 이처럼 리워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이유는 바로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앞두고 금융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 금융감독원이 진행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사전신청에 접수했고, 예비허가 선정 35개 금융사에 포함했다. 이에 지난 12일 예비허가에 정식 접수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내년 초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치열한 무한경쟁이 펼쳐진다. 이번에 예비허가 신청 금융사로 선정된 35개 기업을 살펴보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은 물론 카드사, 저축은행, 핀테크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카카오와 함께 빅테크로 불리는 네이버(파이낸셜)도 예비허가 접수를 마쳤다.

 

35개사가 경쟁에 나서는 만큼 시장을 선점해 정착하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카카오페이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고객을 묶어둬 마이데이터 사업에 초석을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차별화한 포인트 보상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도 용이하다.

 

그러나 기존 금융권에서는 이를 범주 안에서의 경쟁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포인트, 리볼빙 등은 마케팅 규제에 따라 제한적이다. 반면 카카오페이가 이러한 마케팅 규제에 적용받지 않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형평성 문제는 이전부터 제기했던 사안이다.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개념에서는 동의하지만, 같은 출발 선상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디지털 금융 혁신 정책을 펼치고 있는 금융당국도 이러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디지털금융 협의회’를 출범하면서 공정 경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발달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카카오나 네이버는 거대한 ‘공룡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잠식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라며 “기존 금융사와의 규제 형평성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논의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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